3월 美 CPI 5.0%…2021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근원 물가 5.6% 전월比 0.1%p 상승…여전히 높은 수준전일 뉴욕 증시 일제히 하락 마감…경기 침체 이슈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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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이면서 향후 주식시장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증권가에선 올해 상반기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주가 상승 랠리를 위해선 변동성이 높은 근원 물가의 진정세가 나타나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5.0% 올랐다고 전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에 기록한 상승률 6%보다 1%포인트 낮은 수준이자 시장 전망치(5.2%)를 밑돈 수치다.이에 따라 미국 CPI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물가가 치솟기 시작한 2021년 5월(5.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지난해 6월 9.1% 급등한 뒤 7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둔화세를 기록 중이다.반면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5.6% 상승, 지난 2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 특히 근원 CPI가 헤드라인(종합) CPI를 넘어선 건 팬데믹 인플레가 시작된 2020년 12월 이후 처음이다.전문가들은 종합 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돈 만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5월을 끝으로 금리 인상 행보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시장 의견을 반영해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 인상 이후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가능성은 커졌다"라며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은 지난해와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증시 친화적으로 변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가운 점은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하던 주거비가 드디어 둔화할 조짐이 나타났다는 것"이라며 "당초 주거비 하락이 물가 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점을 올해 하반기 정도로 예상하는 시각이 다수였는데, 이보다 빨리 둔화한다면 하반기 인플레는 생각보다 더 빨리 떨어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나가고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올리는 게 마지막 인상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반면 전일 발표된 CPI 수치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기엔 충분치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정점은 지났지만, 물가 오름세의 실상을 더 잘 알려주는 지표인 근원 물가 상승률이 더 둔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실제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일 "근원 물가가 여전히 너무 높다"라며 "수요가 냉각되고 있는 징후를 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너무 빨리 선언하는 것은 경계한다"라고 지적했다.이는 연준이 긴축 기조를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가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미국 주식시장도 긍정론보다 개장 후 나온 새로운 소식에 더 주목하며 하락했다.전일 뉴욕 증시는 CPI 발표 이후 연준 위원들이 하반기 경기 침체를 전망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1% 내렸으며,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4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85% 하락했다.연준 연구원들은 3월 회의에서 "미국 은행 위기의 여파로 올해 후반에 경제가 약간의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올해 말부터 완만한 경기 침체가 시작, 이를 벗어나는 데 2년여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이는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장중 경기 침체 이슈가 유입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인 점은 한국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그동안 상승 폭이 컸던 기술주, 특히 반도체와 전기차 업종이 하락을 주도한 점은 한국증시에서 관련 종목군에 대한 투자 심리 위축 요인"이라고 판단했다.한 연구원 또한 "미 CPI 결과에 따른 인플레 안도감에도 침체를 예상한 FOMC 의사록 부담 등 대외 이벤트와 옵션 만기일에 따른 외국인의 현‧선물 수급 변화 등 이벤트를 소화해가며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