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자산운용사, 신흥 투자처 인도 시장 영토 확장 움직임미래에셋證, 인도 법인 2천억 유상증자…현지 위탁매매 강화운용사 인도 ETF 잇달아 상장…공모펀드 자금 유입세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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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올해 핵심 투자처로 인도 시장을 점찍었다. 최근 인도가 이른바 '넥스트 차이나' 국가로 부상하면서 인도 증시와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인도 현지 법인에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회사는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이 마무리되는 대로 증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지난 2018년 2월 출범 이후 5년 만의 증자로 인도 법인의 자본금은 3563억원에서 5600억원 규모로 늘어난다.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은 현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사업 강화에 쓰일 예정이다.

    이는 신시장 개척을 모색하려는 최현만 회장의 목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 13일 열린 한국증권학회 행사에서 증권사의 향후 성장 동력에 대해 "베트남, 인도 등 포스트 차이나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자산운용사도 인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4일 인도 경제를 이끄는 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인 'TIGER 인도니프티50'을 상장했다. 해당 ETF의 기초 지수는 인도거래소(NSE) 상장 종목 중 유동비율 시가총액 기준 상위 50종목을 담은 Nifty 50 지수다.

    삼성자산운용도 인도 시장 실물 주식을 직접 운용하는 인덱스형 상품과 레버리지 ETF 2종을 선보인다. 회사는 'KODEX 인도Nifty50', '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를 오는 21일 상장한다. 해당 ETF 또한 인도 시장의 우량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인덱스형은 성장 국가에 장기 적립식으로 투자하기를 원하는 연금 투자자에게 좋은 투자 대상"이라며 "레버리지형의 경우 인도 증시의 변동성을 활용해 추가 이익을 얻고자 하는 적극적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운용이 선보인 니프티50 ETF는 기존 상품 대비 총보수가 낮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두 ETF의 총보수는 0.19%로 기존 합성 ETF 대비 수수료가 낮다.

    인도 펀드 및 ETF는 최근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지난 2014년 선보인 'KOSEF 인도Nifty50(합성)' ETF는 최근 수탁고가 1800억원을 돌파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이후 국면에서 인도 시장이 개인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 잡으면서 자급유입이 가팔라졌다"라고 설명했다. 

    일반 공모펀드에도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국내 25개의 인도 펀드에는 연초 이후 1198억원이 유입됐다. 지난 일주일 사이에만 설정액이 1201억원이 몰리면서 에프앤가이드가 나눈 19개의 국가·지역 펀드 중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1년 내 인도 펀드들의 수익률이 높진 않지만, 2년 이상 장기적으로 봤을 땐 타 국가‧지역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라며 "인도 주식시장의 매력이 다시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대되는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실제 인도는 올해 들어 신흥 투자처로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 초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의 경제성장률을 6.1%로 예측,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제시했다. 이는 5.2%인 중국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밖에 블룸버그는 오는 2028년까지 인도가 전 세계 GDP 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9%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중국(22.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이며 미국(11.3%)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인도 경제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면서 해당 국가의 금융투자업도 더욱 커질 것"이라며 "글로벌 최고 수준 매출 성장을 보이는 기업 실적을 기반으로 미국의 정책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추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