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항공주 최근 한 달간 상승세…1분기 실적 호조 영향항공유 가격 연초 대비 하락…해외여행 수요 증가세 긍정적일평균‧편당 여객 수 추세 견조…"피크아웃 우려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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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환율·고유가에 따른 실적 악화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던 항공주가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에선 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급증해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과 더불어 주가 반등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국내 항공 대장주인 대한항공의 주가는 20%가량 하락했다. 이밖에 에어부산(-19%), 제주항공(-12%), 아시아나항공(-8%) 등도 내림세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급등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통상 항공사는 매출 원가의 30%를 항공유 결제에 사용하고 항공기 리스료를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유가와 환율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앞서 지난달 16일 역대 네 번째로 장중 1400원을 돌파하면서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비롯한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 유가 또한 최대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항공사들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여객 수요와 항공 화물량이 늘고, 우려했던 항공유 가격이 오히려 하락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은 이달 8일 별도 기준 1분기 매출 3조8225억 원, 영업이익 4361억 원, 당기순이익 345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 증가, 영업이익은 5% 증가, 당기순이익은 3% 감소한 수치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실적 개선세는 더 크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5392억 원과 영업이익 751억 원을 기록해 각각 27.7%, 6.2% 늘었다. 이밖에 티웨이항공도 매출이 지난해보다 18% 올랐고, 진에어는 영업이익이 16% 증가했다.

    증권가에선 전통적 비수기인 2분기에도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보다 성‧비수기 계절성 변동 폭이 축소되고 있고, 5월 이후는 연휴와 LCC의 신규 취항도 다수 예정돼 있어 견조한 해외여행 수요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일평균 여객 수와 편당 여객 수는 견조한 추세를 유지 중으로, 피크아웃 우려는 시기상조'라며 "6월부터 여름 휴가철이 앞당겨지는 계절성 변화도 나타나고 있는 만큼, 성‧비수기 변동 폭은 과거 대비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 연구원은 이어 "5월에는 티웨이항공의 자그레브, 진에어의 미야코지마 등 신규 취항이 다수 예정돼 있다"라며 "여객 수요 및 운임 고점에 대한 우려는 다소 해소될 것으로 전망, 연간으로도 견조한 실적 흐름이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유가가 올랐으나 항공유 가격은 오히려 연초 대비 하락, 중동 지정학적 갈등이 항공유로는 전가가 되지 않는 모습"이라며 "국내 항공사들은 유가·환율 상승과 경기 부진 환경에서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항공업종의 호황은 구조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최 연구원은 "저비용 항공사들은 1분기 역대급 실적이 예고되었음에도 주가가 작년 고점을 넘지 못하고 있다"라며 "여전히 지금의 운임 강세를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항공시장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구조적으로 달라졌다"라며 "해외여행 수요는 소비패턴 변화와 미디어, 기술 발전과 맞물려 성장하고 있어 경기 사이클을 타지 않고, LCC들은 양대 국적사 합병 이후의 시장재편 기회를 노리고 있어 단순히 점유율만 추구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