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종협 키움투자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틈새시장 공략…트렌드 맞는 상품 적재적소 제공 노력"ETF 시장 성장 여력 아직도 많아…투자자 교육 필요""올 상반기 업계 최초 포스트 IPO ETF 선보일 예정"
  • ▲ 김종협 키움투자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 ⓒ정상윤 기자
    ▲ 김종협 키움투자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 ⓒ정상윤 기자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특색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보여 KOSEF ETF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비록 현재 ETF 시장에서 2%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남들이 주목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지배력을 빠르게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이에 멀티에셋운용본부를 두고 ETF 사업과 인덱스, 퀀트, 해외 액티브 사업 등을 총괄하고 있다. 이 중 ETF 사업을 주관하는 ETF마케팅 사업부에는 총 13명의 인원을 두고 ETF를 운용하고 있다.

    ◆ "타사 주목하지 않는 부분 유심히 살펴봐"

    멀티에셋운용본부를 이끄는 김종협 본부장은 최근 뉴데일리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3년 내 ETF 시장에서 점유율 4위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올해도 업계 최초 ETF를 출시하는 전략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미래에셋‧삼성운용과 같은 선두주자를 단기간에 따라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을지 몰라도, 최소한 시장에 뒤처지지 않도록 사활을 걸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같은 ETF를 냈을 때 삼성‧미래와 같은 곳과 경쟁해서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라며 "이에 따라 니치 마켓(틈새시장)을 공략해 특이한 ETF를 출시, 브랜드파워를 올림과 동시에 시장의 트렌드를 만드는 데 동참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의 경우 타사들과의 다른 점을 집중해 미미했던 KOSEF의 인지도를 올리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의 경우 KOSEF의 브랜드 가치를 기반으로 순자산을 함께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상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겠지만, 언제나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라며 "펀드 매니저들의 입장에서 다소 운영하기 까다로운 분야일지라도, 어려운 조건을 뚫고 만들어 낸 것이 지난해 선보인 리츠(REITs) 액티브 ETF와 물가채 ETF 등"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회사가 지난해 5월 출시한 히어로즈 리츠이지스액티브 ETF는 이지스자산운용의 투자자문을 통해 국내 상장 리츠 전반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국내 최초 액티브형 리츠 ETF다.

    같은 달 내놓은 KOSEF 물가채KIS는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물가연동국채에 투자하는 ETF로, 역시 국내 최초 상품이다.

    지난해 말 선보인 KOSEF SK그룹대표주 ETF도 SK그룹 계열사에 투자하는 국내 최초 ETF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김 본부장은 "삼성‧현대 등 주요 대기업 그룹주 ETF들은 이미 시장에 많지만, SK그룹 관련 상품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라며 "이러한 틈새시장을 노려 해당 상품을 선보였다"라고 말했다.
  • ▲ 김종협 키움투자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 ⓒ정상윤 기자
    ▲ 김종협 키움투자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장 ⓒ정상윤 기자
    ◆ "하반기 강한 상승 어려울 것…채권 상품 여전히 주목"

    김 본부장은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지나치게 빠르게 상승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숨을 돌리는 구간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이 금리 인상을 멈춘 이후엔 과연 경기가 얼마나 세게 고꾸라질 것인지, 또 우리나라의 경우 성장률이 계속 하향하고 있는데 이 성장률 하락세의 바닥이 어디일지 예측 가능한 수준까지는 추가적인 강한 상승세를 기대하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엔 채권과 글로벌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유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쉽게 금리를 내릴 수 없는 만큼, 금리를 활용한 채권 상품이 하반기에도 주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 본부장은 "시장에 맞춰 단기‧중기‧장기 채권 ETF 라인업은 갖춰놓은 상태"라며 "다만 단기금융상품 및 해외 채권 등은 시장이 많이 비어있는 만큼 키움자산운용이 참여할 수 있는 상품을 준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ETF 비즈니스가 더 성장하기 위해선 투자자의 이해도를 돕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ETF라는 상품의 역사가 20년을 넘었고,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수많은 문제를 겪으면서 제도를 보완해 현재는 굉장히 안전한 상품이 됐다"라며 "투자자들이 이 좋은 상품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교육에 힘써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7월 퇴직연금 내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본격화되고 디폴트옵션 내 ETF 편입이 가능해질 경우, 해당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외국의 경우 ETF가 전체 주식시장의 10% 수준을 넘는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그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중기적으로 두 배 이상의 성장 여력이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퇴직연금에서는 ETF를 살 수 있지만 디폴트옵션에서는 ETF를 편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면 ETF 시장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만기 채권형 ETF를 비롯해 포스트 기업공개(Post-IPO) ETF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공모주에 투자하는 국내 최초 ETF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해당 상품은 기업이 상장한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 자동으로 파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50% 이상의 ETF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본부장은 "우선 올해 ETF 시장 점유율 3%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지금보다 더 큰 성장을 이뤄내 KOSEF의 인지도를 올리고, 그다음 스텝을 노려볼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