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2개월간 발주처·시공사·감리사 전수조사 무량판구조로 수직하중 취약…"감리역할 더욱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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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책임소재를 두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해당공사가 '시공책임형CM(건설사업관리)' 방식으로 진행된 탓에 책임을 물을 주체가 모호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사고원인 파악을 위한 전수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감리부실'이 붕괴사고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와 인천시 등 관계부처는 시공·시행사외 감리사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할 예정이다.사고가 발생한 '검단신도시 안단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을,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공공분양아파트다. 총 964가구 규모로 2021년 5월 착공에 들어가 오는 10월27일 완공을 앞두고 있었다.해당단지는 4월29일 오후 11시30분경 지하주차장 1층과 2층 지붕층 슬래브(붕괴면적 970㎡)가 갑작스럽게 무너졌다.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근 사고현장을 찾아 "원인이 여러 가지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설계·감리·현장감독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철저히 복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이사업장 감리는 목양종합건축사사무소가 맡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 516억원을 기록한 건축감리업계 상위 10위권 업체다. 이 회사는 그동안 LH 등 공공기관 중대형용역을 주로 수행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감리란 건설현장에서 공사가 공정에 따라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현행 주택법상 위반사항을 발견시 사업주체에 해당내용을 알리고 즉시 공사를 중단할 수 있다.감리부실은 부실공사와 사고로 이어진다. 지난해초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도 감리부실이 대형인재로 이어진 케이스다. 당시 감리단은 거푸집 설치와 철근 배근, 콘크리트 타설 등 세부공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고 36∼39층 동바리가 제거된 상황을 검측하지 못한채 후속공정을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번 사고 경우 더욱 철저한 감리가 이뤄져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붕괴된 지하주차장에 적용된 무량판구조는 하중을 지탱하는 수평기둥인 '보' 없이 위층 수평구조인 '슬래브'를 기둥이 지탱하도록 이뤄진 형태로 벽식구조보다 소음이 덜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층수를 더 올릴 수 있어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이미 해외에서도 안전성을 입증받은 공법이지만 외부충격과 수평하중에 취약하단 단점이 있다. 즉 설계·시공상 문제가 생길 경우 즉각 붕괴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무량판공법은 자체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시공에 더 오랜기간이 걸리고 설계·시공에 이상이 생길 경우 수직하중에 취약하기 때문에 감리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며 "감리부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감리회사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또다른 관계자는 "국내 건설현장에서는 발주처 눈치를 보느라 감리가 형식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인력의 전문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곳이 적잖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감리업체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이같은 감리부실 지적에 대해 목양종합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해당 건설공사의 감리를 맡은 주관사가 맞지만 이번에 붕괴된 지하주차장은 부관사인 지에스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GSM)가 맡은 구역"이라며 "이번 사업에서 주관사와 부관사는 수평적 관계로 GSS 소속 감리원이 검측 결과를 목양 소속 책임관리원을 통하지 않고 LH에 직접 보고하는 시스템"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당사는 주관사로서의 책임은 다 하겠지만 붕괴사고에 대한 감리 소홀의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덧붙였다.한편 국토부는 전담팀을 꾸려 2개월간 사고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에 나설 계획이다.LH도 자체 조사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LH 관계자는 "일단 조사결과가 나와봐야 시공문제인지 설계나 자재, 감리문제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사고수습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