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C&E와 성신양회, 1분기 적자 기록하반기부터 약 14% 시멘트 값 인상 공표업계 "전기료 인상·친환경 설비 투자 등으로 인상 불가피"
  • ▲ 오봉역 시멘트 열차 ⓒ연합뉴스
    ▲ 오봉역 시멘트 열차 ⓒ연합뉴스
    1분기 적자를 기록한 시멘트사 두 곳인 쌍용C&E와 성신양회가 하반기부터 시멘트 가격인상을 알린 가운데 흑자를 낸 나머지 대형 시멘트사들은 여론의 눈치를 살피느라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7일 시멘트·레미콘·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C&E와 성신양회 2곳이 다음달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레미콘 제조사에 통보했다.

    쌍용C&E가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톤당 14.1% 올린 11만9600원으로, 뒤이어 성신양회가 14.3% 인상된 12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들은 인상 이유로 전기료를 꼽았다. 제조원가의 25% 정도를 차지하는 전기료가 지난 1월부터 평균 9.5% 올랐고, 2분기 5.3% 추가 인상된 영향이란 설명이다.

    이 두 기업은 모두 지난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단 공통점이 있다. 쌍용C&E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한 4914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1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성신양회도 1분기 매출이 23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을 49억원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 1분기 흑자를 달성한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삼표시멘트 등은 아직까지 인상안에 대해 공표하지 않았다. 다만 시멘트산업은 생산 기술이나 원가 구조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나머지 시멘트사의 가격 인상도 시간문제라는 평가다.

    한일시멘트는 1분기 매출이 3871억원으로 3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영업손실 36억원에서 영업이익 273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했다. 아세아그룹의 경우도 올 1분기 자회사 아세아시멘트가 포함된 시멘트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14.6% 급증한 134억원을 달성했다. 삼표시멘트는 영업이익이 185.4% 급증한 80억원을 기록했다. 

    시멘트업계는 가격인상은 거부하기 힘든 흐름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순환자원 재활용뿐만 아니라 배출가스 저감을 위한 친환경 설비 투자, 향후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 등으로 시멘트 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또 올해는 유연탄 가격이 내렸으나, 지난해 유연탄가격 상승분 중 절반 가량이 미반영됐던 점을 인상 요인으로 꼽았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현재 영업부에서 전기료 인상으로 인한 판가 영향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검토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상과 관련해 아직 검토된 바 없다"고 전했다.

    시멘트 값 인상에 건설업계와 중소레미콘업계는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해 가격인상 요인이었던 유연탄이 지난해 톤당 400달러 웃돌았으나 현재 3분의 1 수준이기 때문에 가격을 오히려 인하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유연탄 가격이 크게 올랐을 때는 가격 인상을 그나마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내렸는데 약 14% 가격 인상을 진행한 것은 부당하다"고 전했다.

    한편, 건설업계는 건자회를 중심으로 다음 주 중 시멘트사에 공문을 발송해 제조 원가 자료를 요청할 계획이다. 또 시멘트업계와 레미콘업계의 갈등을 조율하는 동반성장위원회에 직접 참여해 건설사의 목소리를 키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