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 올해 상장 나노팀‧마녀공장 등 프리IPO 투자 성과 상장 후 주가 상승 시 주관 수수료 외 추가 수익 기대 보호예수 기간 1개월~1년…실제 수익 실현 여부 미지수
  • 증권사들이 기업공개 주관을 맡은 기업들에 대한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통해 쏠쏠한 부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기업에 미리 투자한 뒤 상장 이후 주식을 매도하는 방식의 투자를 통해 1~3% 수준에 불과한 IPO 주관 수수료율 외에도 막대한 투자 실적을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장 주관을 맡은 기업 중 오브젠, 나노팀, 마녀공장에 대한 프리IPO 직접투자를 통해 다수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들 기업은 IPO 흥행에 성공한 데다 주가가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한국투자증권의 최종 수익에 시선이 모인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월 30일 상장한 인공지능(AI) 마케팅 솔루션 개발 기업 오브젠에 대해 의무인수(2만3279주)와 직접투자(13만5000주)를 통해 총 15만8279주를 획득했다. 

    회사는 해당 지분에 대해 적잖은 평가이익을 거둔 상황이다. 회사가 가진 오브젠의 평균 취득단가는 약 1만2129원으로 공모가인 1만8000원을 밑돈다. 전일 종가 기준 오브젠의 주가는 3만9300원으로 보유 지분의 가치는 훌쩍 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3월 3일 상장한 전기차 배터리 열관리 소재 전문 기업 나노팀에 대한 투자를 통해서도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5월 '한국투자성장기업신기술사업투자조합1호'를 통해 나노팀에 투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해당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GP)이다.

    보유주식은 63만9608주에 달한다. 주당 취득금액은 1만2700원으로 공모가(1만3000원)와 큰 차이가 없지만 투자금액이 크기에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 시 비교적 큰 규모의 차익이 가능하다. 회사는 이와 더불어 의무인수를 통해서도 나노팀 주식 6만1500주를 추가로 보유 중이다.

    전일 기준 나노팀 주가는 2만6000원이다. 코스닥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되는 '따'를 기록한 이후 15%가 추가로 오르며 상장 당일 2만9800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양호한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8일 코스닥에 입성하며 '따상'을 기록한 마녀공장 또한 한국투자증권은 지분 투자를 통해 상당한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마녀공장과 IPO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하자마자 투자까지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회사는 지난해 7월 프리IPO를 통해 마녀공장에 약 30억원을 일찌감치 투자, 주식 59만9984주를 확보했다. 주당 취득금액은 5000원으로 공모가 1만6000원보다도 훨씬 낮은 단가다.

    현재 주가 또한 공모가 대비 높게 상승해 이익도 크게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일 기준 마녀공장의 주가는 3만8800원으로 앞서 취득한 주식 규모로 단순 계산할 경우 총 차익은 무려 203억 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최근 신규 상장한 공모주들의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주관을 맡은 증권사들이 보유 지분 가치 상승에 대한 차익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NH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상장한 알루미늄 압출 소재·부품 전문 기업 알멕의 단독 대표주관을 맡았는데, 상장 주관사로서 확보해 놓은 주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회사는 알멕의 주식 2만주를 공모가 5만원에 취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기준 주가는 11만7000원대를 기록하고 있어 수수료 이외도 막대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프리IPO 단계 지분 투자의 경우 증권사 스스로의 투자 판단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해당 기업에서 먼저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투자를 통해 이익을 얻겠다는 목적보단, 주관사로서 책임감을 가지기 위해 투자를 단행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투자에 대한 최종 수익률은 아직 미지수다. 증권사들은 통상 1개월에서 최장 1년의 보호예수를 약속하기 때문이다. 매각 가능 시점에 주가가 낮아진다면 이보다 수익 규모가 줄어들 수도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임원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IPO 시장이 그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서 주관 경쟁도 치열해졌다"라며 "1~3%가량 하는 주관 수수료만으론 이익을 볼 수 없으니 상장 전 투자를 통해 부가적인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수익 실현 기간이 남아있으니, 주가가 그 시점까지 유지될 수 있는 지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라며 "실제 주가가 낮아져 손해를 보는 경우도 빈번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