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기억 T세포서 유래… 추후 자가면역질환 연구로 확대 면역학분야 권위지에 논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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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형탈모는 1~2%의 유병률을 갖는 비교적 흔히 발생하는 탈모 질환이지만 정확한 발병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들이 주요 원인 기전을 발견해 주목된다.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석준 교수와 KAIST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 신의철 교수, 조성동 연구원은 원형탈모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면역세포를 발견하고 치료 전략을 제시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원형탈모 환자의 피부조직 및 혈액과 원형탈모를 유도한 쥐의 피부조직과 림프절 혈액을 다양하게 분석한 결과 '가상기억 T세포(Virtual memory T cell)'로부터 유래된 새로운 면역세포군이 원형탈모증 발병의 핵심 원인임을 규명했다.

    가상기억 T세포는 항원 특이적인 자극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활성화된 면역 기능을 이미 갖고 있는 세포군이다. 이들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감염 등을 조절하거나 암세포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원형탈모를 유도한 쥐의 피부조직과 림프절 분석을 통해 원형탈모 증상이 있는 쥐에서만 선택적으로 병을 일으키는 세포군이 존재함을 알아냈으며 이들이 유도되는 과정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면역세포로부터 분비되는 면역조절 단백질인 '사이토카인(IL-12, IL-15, IL-18)'이 가상기억 T세포를 활성화시켜 높은 세포독성 능력을 갖는 면역세포군으로의 분화를 일으켰다. 

    이렇게 활성화된 면역세포는 수용체(NKG2D)를 통해 항원 비특이적인 세포독성 작용으로 모낭세포를 파괴하여 원형탈모증을 유발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연구진은 사이토카인과 수용체(NKG2D)의 기능을 억제하면 원형탈모증의 발생을 막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석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원형탈모가 발생한 쥐뿐 아니라 원형탈모 환자로부터 얻은 조직과 혈액을 분석해 인체에서도 가상기억 T세포의 역할이 있을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형탈모증이 유발되는 원인에 대해서 선택적으로 치료함으로써 부작용을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면역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4대 과학기술원 공동연구프로젝트, 대한모발학회 기초분야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