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필 일기장에 2차례 극단적 선택 암시업무 스트레스와 연인 관계로 우울감 호소평소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도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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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교사 A씨가 지난 2월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업무 스트레스와 연인 관계 등으로 우울증을 앓아 왔고 병원 치료까지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본보가 입수한 A씨의 일기장 내용에는 A씨가 평소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남자친구와의 관계 등으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글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A씨는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일기장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수차례 적었고 지인들에게도 지난 6월 초 남자친구와 결별한 이후 심리적 고통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런 우울증세로 지난 5월부터 사망 직전까지 서울 관악구의 한 정신의학과에서 치료를 받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병원은 A씨의 증상이 심해져 입원 치료까지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업무 스트레스와 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까지는 A씨가 특정 악성 민원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을 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지난 18일 오전 학교 교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 교육계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A씨가 학교 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학부모 민원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설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국 초등학교 교사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A씨가 근무했던 초등학교에 모여 추모 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교사노동조합연맹 측은 "A씨는 1학년 담임과 학폭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고 있고 학폭 사건이 극단적 선택의 주요 원인이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SNS상에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다"며 "교육 당국과 경찰 당국에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이날 "해당 교사는 학폭 담당이 아니었다"며 "최근 학폭 이슈와 관련해 해당 교사가 담당한 일은 없고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한편 경찰은 A씨의 가족과 학교 관계자, 주변인 등을 상대로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경위와 배경을 조사 중으로 조만간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