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독보적 강세에 섹터별 양극화 심화'따따블' 노린 공모주 투자 쏠림도 뚜렷단기 주가 급등에 과열 우려감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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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투자한 2차전지 섹터와 '따따블' 상승 기대감을 등에 업은 공모주들의 주가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선 해당 종목들의 주가가 단기간 주가가 급등하면서 과열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984.47%, 291.97% 급등했다. 특히 올 초 11만원이던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 19일 기준 111만7000원으로, 황제주에 등극했다. 

    2차전지 관련주들도 동반 상승세다. 포스코DX와 포스코엠텍 역시 올해 들어 주가가 각각 328%와 329% 급등했다. 배터리 아저씨'로 화제가 됐던 금양은 374% 올랐다.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엘엔에프조차 코스피 이전 상장 검토 소식에 지난 19일 17% 급등했다. 

    2차전지 상승세는 개인투자자의 투심 결집 덕분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지난 19일까지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각각 1조4000억원, 828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2차전지의 독보적인 강세 속에 섹터별 양극화는 심화되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코스닥 내 시가총액 비중은 바이오 20.5%, 2차전지 20.4%로 분석됐다. 1개월 전에 바이오 비중은 22.0%, 2차전지 비중은 17.3%이었다.

    증시 쏠림이 확대되는 가운데 2차전지 종목을 보유하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대형증권사 한 PB는 "고객 성향에 따라 2차전지 종목들의 가격이 부담스러워 보유하지 않았던 고객들도 적지 않았는데, 최근엔 단기로라도 매수해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면서 "상승장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박탈감이 큰 듯하다"고 전했다.

    주가 과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주 등 2차전지 종목들이 단기간 과열 양상을 보인 만큼 조만간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포스코퓨터엠 등 양극재 기업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며 "제품 출하량 둔화 시그널도 나오는 데다 기업 실적보다 주가가 많이 오른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부담도 높아졌기 때문에 주가가 단기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개인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상장 첫날 '따따블' 단기 상승을 노린 투심이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신규 상장종목의 공모가를 기준 가격으로 정하고 상장 첫날 가격 제한폭을 60~400%로 확대 적용한 바 있다. 

    실제 지난달 26일 이후 신규 상장했거나 이달 상장을 앞두고 지난 17일까지 일반 청약을 마친 8종목(스팩 제외, 시큐센·알멕·오픈놀·이노시뮬레이션·필에너지·센서뷰·와이랩·뷰티스킨)의 청약 증거금은 총 42조5902억원에 달한다.  

    이들 종목들의 일반 청약 평균 경쟁률은 1570대 1 수준이다. IPO 시장 침체기였던 지난해 4분기 평균 청약 경쟁률 341대 1 정도였던 것과 비교할 때 따따블 제도 도입 이후 한층 뜨거워진 공모주 열기를 가늠할 수 있다.

    문제는 요동치는 주가다. 상장 첫날 장 중 1만1800원까지 올랐던 시큐센은 9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알멕의 상장 첫날 종가는 9만9500원, 장 중 고점은 18만원이었다. 오픈놀도 상장 첫날 최고가는 3만950원이었지만 종가는 절반 수준이었다.

    상장일 단기 차익을 노린 거래는 특히 시가총액이 낮은 스팩(SPAC)주에서 과열 양상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교보14호스팩으로 상장 첫날 공모가(2000원) 대비 240.5% 상승한 68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DB금융스팩11호 역시 첫날 121.8% 상승률을 보였다. 장중 한때엔 243% 폭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스팩주들의 상장 첫날 주가 급등이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보통 스팩주 급등 현상은 주식시장이 침체할 때 나타나는데, 상장일 가격제한폭이 확대됨에 따른 단타족들의 쏠림이란 평가다. 

    대형 증권사 PB는 "최근 공모주 열풍이 불다보니 그간 소외됐던 스팩에까지 다시 관심을 보이며 관련 문의가 적지 않다"면서 "공모가 밑에서 안전마진을 확보한 스팩 투자는 매력적이지만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선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