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 스퀴즈·MSCI 한국 지수 편입 기대감 영향에코프로 열풍에 빚투 늘어…신용잔고 20조 달해곳곳서 주가 약세 전환 경고도 쏟아져
  • ▲ 18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표시된 에코프로 종가 현황. ⓒ연합뉴스
    ▲ 18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표시된 에코프로 종가 현황. ⓒ연합뉴스
    에코프로에 대한 투자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주가 100만원을 넘어서면서 황제주로 등극한 뒤에도 외국인 투자자들까지 몰리며 흥행에 힘을 보탰다. 다만 일각에서는 주가가 조만간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경계감도 적지 않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의 에코프로 순매수 규모는 2007년 상장 이후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달 들어 21일까지 외국인은 에코프로 주식을 5528억원어치 순매수했는데, 이는 지난달 전체 순매수 규모인 789억원의 7배에 이른다.

    이에 따라 코스피와 코스닥 전체 시장에서 에코프로의 외국인 순매수 종목 순위는 지난달 11위에서 이번 달 2위로 9계단이나 뛰었다.

    지난 3월부터 3개월 연속 에코프로를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지난달 순매수로 돌아선 뒤 이달 들어 순매수 규모를 크게 늘린 것이다.

    이런 매수세는 ‘쇼트 스퀴즈’와 에코프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될 것이란 기대감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쇼트 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가 상승할 경우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종목을 사는 것이다.

    실제로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 수량은 지난달 30일 166만주에 달했으나 이달 18일 111만2000주로 급감했다. 이달 들어 감소한 공매도 잔고 수량은 54만8000주로,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부터 20일 주가를 기준일로 삼고 에코프로의 MSCI 지수 편입 확률을 100%로 예상했다.

    공매도와 싸우듯이 사들였던 개인투자자에 이어 외국인까지 매수에 나서자 에코프로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18일 111만8000원으로 종가 기준 100만원을 넘은 데 이어 21일에는 114만3000원에 장을 마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올해 들어서만 1009% 급등했다.

    에코프로 열풍에 한동안 잠잠했던 개미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도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9조2769억원으로, 지난 4월에 이어 재차 20조원대에 근접했다. 이는 지난해 말 수치(16조5186억원) 대비 16.7% 증가한 것이다. 특히 기술, 성장주들이 많은 코스닥시장의 신용잔고는 10조4744억원으로 코스피(9조7663억원)를 넘어섰다.

    증시 상승장에선 신용대출을 활용한 매수세 유입이 추가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올해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주요 인기 주식의 주가가 끝없이 오르는 덴 이 같은 신용거래 신규취급액이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향후 증시가 약세장으로 접어들게 되면 막대한 신용거래는 반대매매의 공포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현재 과열된 에코프로의 열기가 조만간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 흐름(상승 여부)을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현재 시장 가격이 조금 과한 국면이라고 생각한다”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충분히 염두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과열된 에코프로 주가는 올해 하반기 안에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