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임기 채우지 못한 '잔혹사' 지속지난해부터 악재 지속으로 퇴진론 제기기업가치 상승 주도로 최 회장 입지 강화
  • ▲ 올해 철의 날 행사에 참석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뉴데일리DB
    ▲ 올해 철의 날 행사에 참석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뉴데일리DB
    퇴진론에 시달려왔던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임기 완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지주사 체제 개편 후 계열사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합산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어서면서 최 회장의 퇴진론이 불식되는 분위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018년 7월 9대 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2021년 3월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면서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기존 전례를 감안하면 포스코그룹은 빠르면 오는 12월쯤 CEO 승계 카운슬을 구성해 차기 회장 선임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승계 카운슬까지 4개월 가량 남은 시점에서 최 회장이 중도 퇴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동안 최 회장의 임기 완주는 불투명했다. 우선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한 ‘잔혹사’가 반복돼 왔다. 주인없는 기업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정권의 입맛에 따라 회장이 낙마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상부 전 회장은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후 주총 직전 사퇴했다. 이구택 전 회장도 2007년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사임했다. 

    정준양 전 회장도 2012년 연임했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임기를 1년여 앞두고 자리를 내놨다. 권오준 전 회장도 2017년 3월 연임했으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1년만인 2018년 4월 돌연 사퇴했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대통령 순방 경제사절단에 최 회장이 계속 패싱되면서 ‘임기 완주가 어렵다’고 점치는 시각이 많았다. 

  • ▲ 포항 지역 사회와 갈등을 벌이면서 상경 시위가 수차례 진행되기도 했다. ⓒ뉴데일리DB
    ▲ 포항 지역 사회와 갈등을 벌이면서 상경 시위가 수차례 진행되기도 했다. ⓒ뉴데일리DB
    게다가 지난해 ▲태풍 힌남노 여파로 인한 포항제철소 침수 ▲지주사 체제 개편 과정에서 지주사 본사 위치를 두고 포항 지역 사회와의 갈등으로 인한 대규모 상경 시위 ▲사내 성윤리 위반 사건 등 악재가 연달아 발생했다.  

    포스코그룹과 함께 정치 외풍에 흔들림이 심한 KT의 올해 초 회장 선출 과정에서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던 윤경림 전 사장이 우여곡절 끝에 자진 사퇴하면서 ‘다음 차례는 최 회장’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지주사 개편 이후 포스코홀딩스 등 주가가 급등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DX 등 6개 상장사 시가총액은 이달 24일 115조원으로 100조원을 훌쩍 넘었다. 

    최 회장이 첫 임기를 시작한 지난 2018년 7월 35조원과 비교하면 3배 넘게 상승한 수치다.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지난해 9월 말 21만원 수준이었지만 이달 24일 기준 64만2000원으로 3배 가까이 상승했다. 포스코퓨처엠도 지난해 7월 초 10만원 수준에서 54만2000원으로 5배 넘게 올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7월 1만7400원에서 6만6000원, 포스코DX는 비슷한 시기 4935원에서 3만3550원으로 크게 올랐다. 

    특히 포스코홀딩스는 현재 시가총액 54조7000억원으로 코스피 ‘시총 4위’에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53조원), LG화학(50조9000억원), 삼성SDI(48조9000억원) 보다 앞섰다. 

  • ▲ 최 회장이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포스코홀딩스
    ▲ 최 회장이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홀딩스보다 시총이 높은 기업은 삼성전자(418조원), LG에너지솔루션(140조원), SK하이닉스(82조2000억원) 뿐이다. 

    포스코퓨처엠도 시총 43조7000억원으로 현대자동차(42조5000억원)를 제치고 9위까지 순위가 올랐다. 

    이날도 포스코그룹주 종목들은 일제히 상승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전날 64만2000원에서 65만8000원으로 2.49% 올랐다. 포스코퓨처엠도 이날 59만8000원으로 마감하면서 10.33%나 급등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12.73%), 포스코DX(4.77%) 오르면서 상승세를 지속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초 지주사 체제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주주들과 내부 구성원들에게 “철강 일변도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을 위해 이차전지, 리튬, 수소 등 다변화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또한 작년 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도 “포스코가 저성장 철강 주식이라는 인식으로 그룹의 잠재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철강과 신사업 간 균형 성장을 가속화하면 기업 가치가 제대로 반영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자본시장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에코프로 등 2차전지 종목이 테마주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포스코그룹 종목들도 향후 기대감이 반영되고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 회장의 발언대로 지주사 개편 후 그룹 가치가 크게 높아지자 임기 완주는 물론 연임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포스코홀딩스 종목토론방에서는 ▲최정우 회장을 응원합니다 ▲최정우 연임 가즈아 ▲최정우 회장님의 연임을 지지합니다 ▲최정우 회장님 감사합니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