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CFD‧IB 충당금에 사모펀드 보상금 실적타격KB·NH證, 충당금 방어 성공…실적 타격 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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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의 상반기 지주사 순이익 기여도가 대부분 전년보다 증가한 가운데 하나증권은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들 실적의 희비는 기업금융(IB) 부문과 충당금 규모가 가른 것으로 확인됐다. 대손충당금이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손실을 미리 파악하고 장부에 반영하는 과목이다.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대체로 지난해보다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NH투자증권은 시장의 기대를 가장 크게 웃도는 실적을 냈다. 회사는 2분기 순이익 1827억원, 영업이익 2204억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2.6%, 43.0%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30%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실적이 눈에 띄게 늘면서 순이익 기여도 또한 상승했다. NH농협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인 1조705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NH투자증권은 3667억원을 기록하면서 기여도는 21.5%로 전년 대비 5.1%포인트 올랐다.특히 NH투자증권은 차액결제거래(CFD),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부담이 타사 대비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회사의 위기관리가 빛을 발휘한 분기였다"라며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이 200억원, CFD 관련 충당금이 100억원에 달하는 등 충당금 규모가 크지 않았던 점이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라고 분석했다.KB증권도 자산관리(WM) 부문과 트레이딩 손익이 개선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KB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은 2496억원, 454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7.1%, 95.5% 증가했다.주식 거래대금이 증가함에 따라 수탁 수수료가 확대되고, WM 금융상품 판매도 증가한 가운데 트레이딩 손익이 개선된 영향이다. 기업금융(IB) 부문의 경우 부채자본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 호실적에 힘입어 반기 최대 실적을 실현했다.KB증권의 경우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211억원으로 집계, 전년 동기(455억원)보다 규모가 줄었다. 올해 다수의 증권사가 평소 대비 충당금을 늘린 가운데 KB증권은 충당금 이슈에서 흔들림이 없었다.지주 순이익 기여도 또한 늘었다. KB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2조9967억원을 웃도는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KB증권의 순이익 기여도는 8.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포인트 늘었다.이밖에 신한투자증권도 지주 순이익 기여도가 전년 상반기 7.0%에서 올해 상반기 9.2%로 2.2%포인트 상승했다.회사는 올해 2분기 306억원의 대손상각비를 책정, 전 분기(-4억원)보다 대폭 대손비용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위탁매매 수수료 이익 증가와 자기매매(PI) 부문에서 이익을 끌어올리면서 실적을 만회했다.반면 하나증권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지주 순이익 기여도가 감소했다. 하나증권의 상반기 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1% 감소한 3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주 순익 기여도는 전년 상반기 8.0%에서 1.7%로 6.3%포인트 하락했다.2분기만 놓고 보면 48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또한 지난해 175억원을 달성했으나, 올해는 영업손실 329억원을 냈다. 분기 기준 지난해 4분기 이후 2분기 만에 다시 적자 전환한 셈이다.하나증권의 경우 대규모 선제적 충당금 적립이 순이익 급감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회사는 올해 상반기 CFD 충당금 518억원, IB 투자자산 손상차손 430억원, 사모펀드 고객보상금 533억원 등을 인식했다.회사 관계자는 "IB 투자자산 손상차손의 경우 기존 IB 관련 투자한 자산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충당금을 쌓은 것"이라며 "사모펀드 보상금 또한 부동산 등 IB 자산과 연관된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 이에 따라 위험 관리 차원에서 대비해놨다"라고 말했다.그는 또한 "충당금의 경우 혹시 모를 손실에 대비해 쌓아둔 것으로, 추후 변동이 있을 수 있다"라며 "향후 상황에 따라 줄어들 수 있어 확정된 손실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