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제 도입 23년 지났지만 제자리 걸음KB 62%, 신한 64% 보다 월등히 높아보험, 증권, 카드 부진… 금융지주 취지 무색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금융지주사가 출범한지 23년째를 맞았지만 은행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증권, 카드 등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이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은행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겸업화로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도입된 금융지주사 제도가 오히려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5대(KB‧신한‧하나‧우리‧NH농협) 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기준 은행 순이익 비중을 보면 우리금융지주가 96%, 하나금융지주가 91%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NH농협금융지주는 73%, 신한금융지주 64%, KB금융지주 62% 순이었다.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던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비교적 은행쏠림이 낮은 편이지만 의존도가 50%까지 줄었던 이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후퇴한 모습이다.

    비은행 분야가 약한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사실상 은행이 지주 전력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올헤 지주사 설립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비은행 계열사는 여전히 부진했다. 

    하나증권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 줄어든 346억원에 그쳤으며 하나캐피탈 순이익도 25.8% 줄어든 1211억원에 머물렀다. 하나카드는 40% 쪼그라든 726억원 이었으며 하나생명은 131억원에 불과했다. 

    하나손해보험은 아예 180억원의 순손실을 보였다.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은 우리금융 비은행 계열사들은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우리카드,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캐피탈 모두 상반기 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지 못했으며 우리금융저축은행은 260억원, 우리FIS는 111억원의 적자였다.

    우리금융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증권사와 보험사 등 M&A 매물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다.
  • ▲ ⓒ한국신용평가
    ▲ ⓒ한국신용평가
    금융권에서는 은행의존도가 줄지 않다보니 자회사간 겸업을 통해 수익다각화를 꾀한다는 당초 지주설립의 취지 자체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은행별 차별화 보다 결국 자회사 부문의 성장여부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김경근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는 경제 불확실성과 부동산 PF 부실 등으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고 은행은 금리 상승이 주춤해지면서 금융투자, 보험 부문 등 비은행 자회사의 경쟁력 차이가 지주 실적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