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종료과제 9000여개 중 수출 없는 과제 69% 차지수출 매출액, 특정 사업만 매년 늘어예정처 "수출 증대 필요성…구조 다변화 등 성과 관리해야"
  • ▲ 산업통상자원부.ⓒ뉴데일리DB
    ▲ 산업통상자원부.ⓒ뉴데일리DB
    산업통상자원부가 매년 수조 원의 예산을 연구·개발(R&D) 사업에 투자하고 있지만, 수출 실적을 낸 과제는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는 만큼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달 27일 발간한 '2022 회계연도 결산 주요 사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부가 2017~2021년에 종료한 R&D 사업 지원 과제는 총 8512개로 집계됐다. 이 과제들에는 정부 출연금 총 15조6874억 원이 지원됐다. 가장 최근인 2021년 기준으로 보면 1171개 과제를 마쳤고 여기에 총 2조5009억 원이 투입됐다.

    산업부는 R&D 사업 지원과제가 종료된 후 사업관리기관을 통해 성과를 검증한다. 2021년의 과제는 지난해 검증을 마치고, 지난해 과제는 올해 검증하는 등 1년의 시차로 평가가 이뤄진다. 보고서는 2017~2021년의 기간 중 올해 5월 기준으로 성과검증이 완료된 종료과제들을 다뤘다.

    총 8512개의 종료 과제들을 살펴본 결과, 사업화 성과가 발생한 과제는 여러 해에 누적된 분을 합해 9062개로 확인됐다. 사업화 성과는 종료 과제의 기술적 성과를 활용해 매출액과 수입대체, 비용절감, 기술이전, 추가투자 등이 발생한 금액으로 측정한다. 

    성과를 낸 9062개의 종료 과제 중 수출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과제는 6257개(69%)에 달했다. 수출 매출 1억 원 미만 과제는 1079개(11.9%), 1억 원 이상 과제는 1727개(19%)였다. 전체에서 수출 매출이 없는 과제가 절반 이상이다.

    수출 매출이 없는 과제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 2017년 68.5%에서 2021년엔 71.6%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 매출이 1억 원 이상인 과제는 2017년 18.7%에서 2021년 17.4%로 감소했다.

    이는 사업화 성과가 내수 매출액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2017~2021년간 발생한 R&D 사업의 사업화 성과 21조2659억 원 중 수출 매출액은 6조7758억 원(31.9%)에 그쳤다. 나머지는 대부분 내수 매출액이었다. 그 외 기술이전과 수입대체 금액 등도 소수 비율을 차지했다.
  • ▲ 산업통상자원부 R&D 사업 종료과제의 사업화 유형별 성과 현황.ⓒ국회예산정책처
    ▲ 산업통상자원부 R&D 사업 종료과제의 사업화 유형별 성과 현황.ⓒ국회예산정책처
    사업화 성과에서 수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이후 점차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내역을 잘 살펴보면 사실상 둔화 중이다. 수출 매출 비중은 2017년 13%에서 2019년 42.7%로 크게 오른 후 2021년에는 38%로 소폭 줄었다. 하지만 이는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에서 발생한 소수 과제의 영향일 뿐, 이를 제외한 다른 과제들의 수출 매출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의 종료과제에서는 2018~2021년 동안 5개 기업이 각각 1000억 원 이상의 수출 성과를 냈다. 이들 기업에 의한 성과는 총 1조6559억 원 규모다. 2017~2021년의 전체 사업화 성과에서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의 수출 성과를 제외하면 수출 매출 비중은 △2019년 31.4% △2020년 29.7% △2021년 25.7%로 점차 감소 중이다.

    이는 R&D 사업에 투입하는 예산이 매해 늘어나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산업부는 지난 2018년부터 경제위기 극복과 미래 신시장 창출 등을 목표로 걸고 지원 예산을 지속 확대해 왔다. R&D 사업의 결산액은 2020년 3조6839억 원에서 2021년 4조5299억 원으로, 2022년 5조31억 원으로 매해 늘었다. 

    특히 지난해 R&D 사업 예산(5조31억 원)은 그 해 산업부의 총 지출 11조768억 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수치다. 산업부가 예산의 상당 부분을 할애하면서까지 R&D 사업에 주력하고 있단 방증이다. 산업부는 올해도 역대 최대 규모인 5조670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예정처는 R&D 사업이 본래 취지처럼 수출 증대로 연계돼 수출 둔화에 대응한 성과를 창출해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원 대상 업종이나 지원 내용에 따라 수출 실적과의 연계성은 다르겠지만, 현행처럼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 등 특정 분야에만 집중된 수출 구조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 차원의 성과 관리 필요성을 적극 강조했다.

    예정처는 "산업부 예산의 상당 부분이 R&D 사업에 지원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R&D 사업을 통한 산업 경쟁력 강화가 수출 증대로 연계돼 성과를 내야만 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부는 R&D 사업화 성과를 제고하는 한편, 사업화 성과 중 수출 매출 실적을 제고해 수출구조 다변화를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 성과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