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 수요예측‧일반청약 이어 상장 첫날 10%대 급락올 첫 조 단위 대어 실패…스팩도 중‧소형주 중심 흥행대형주 중심 재편 어려울 수도…코스피 상장 기업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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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단위 기업공개(IPO)로 주목받은 파두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 이어 상장 첫날에도 주가가 부진하는 등 흥행에 실패했다.

    이와 함께 올해 1호 코스피 상장사인 넥스틸 역시 전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기록하자 대형주와 중‧소형주 사이의 흥행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는 전일 코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3만1000원)보다 10.97%(3400원) 하락한 2만7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전일 대비 5.80% 상승한 2만9200원에 거래 중이지만, 여전히 공모가를 회복하진 못한 상태다.

    파두는 중·소형주 종목만 출현했던 올해 공모시장의 첫 조(兆) 단위 대어급 주자로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업계에선 '예고된 실패'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간 시장에선 파두의 성공 여부가 하반기 IPO 흥행을 알리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파두를 시작으로 IPO 시장에 대형 공모주가 잇달아 나오며 분위기 반전을 꾀할 것이란 당초 기대는 빗나갔다.

    이에 따라 올해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열기를 이어간 IPO 시장의 분위기가 변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주 상장한 엠아이큐브솔루션의 경우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122.50% 올랐다. 엠아이큐브솔루션의 경우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45억원에 달하는 소형주다. 지난달 상장한 뷰티스킨(25.38%), 센서뷰(51.78%), 와이랩(15.00%) 등 중‧소형주도 상장 첫날 주가가 오르는 데 성공했다.

    한 증권사 IPO 본부장은 "올해 하반기 IPO 시장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였던 파두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뒤이어 상장하는 대형주들은 긴장에 빠진 상황"이라며 "특히 코스피 상장 예정 기업들은 상장 시기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스팩 시장에서도 중‧소형주 중심의 흥행세가 이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의 대형 스팩으로 주목받았던 KB스팩24호는 지난 6월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실패로 상장 일정을 거둔 바 있다. 해당 스팩의 경우 공모 규모가 320억원에 달하는 이른바 '메가 스팩'이었다.

    반면 중‧소형 스팩주엔 열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SK증권제10호스팩은 이달 2일 마감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119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상장한 SK증권스팩9호도 상장일 장중 공모가 대비 최고 258%를 찍었다.

    이밖에 지난달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받은 유안타스팩14호, 하나스팩28호 등 5개 스팩은 모두 10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달 1일 수요예측을 마감한 KB제26호는 경쟁률이 1302대 1로 올해 공모한 스팩 중 최고를 기록했다. 이들은 모두 공모 규모가 130억원을 밑도는 중‧소형 스팩주다. 

    또 다른 증권사 본부장은 "대형 스팩주가 좀처럼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모 규모가 작은 스팩에만 단타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첫 코스피 상장에 도전하는 글로벌 종합강관 제조 전문기업 넥스틸의 흥행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넥스틸은 이달 2~3일 이틀간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부진한 흥행 성적을 기록, 공모가를 희망밴드(1만1500∼1만2500원) 하단인 1만1500원으로 확정했다. 경쟁률은 235.56대 1을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첫 코스피 상장사 치곤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라며 "공모 주식의 48%에 달하는 구주매출 규모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넥스틸은 오는 9~10일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하나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