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12월 FOMC서 금리 0.25%p 내려…세 차례 연속 인하내년 인하 전망 4회→ 2회 축소…국내 증시 부정적 영향 전망전일 美 증시 일제히 급락…"코스피 당분간 제한적 움직임"
  •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P/뉴시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P/뉴시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 끼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 예상과 부합하는 결정이었으나 연준이 경기 전망 보고서 점도표에서 내년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줄일 것임을 시사하면서 국내 증시도 단기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발표한 정책결정문을 통해 정책 금리를 기존 4.5~4.75%에서 4.25~4.5%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의 금리차는 150bp(1bp=0.01%p)로 줄어들었다.

    미국 기준금리는 이로써 지난 2022년 12월 수준으로 돌아갔다. 연준은 이달 금리 인하로 올해 하반기에만 3회 연속 긴축완화 조치를 취했다. 지난 9월 금리를 50bp 인하한 데 이어 11월에는 금리를 25bp 추가 인하했다.

    연준은 이번 금리 인하를 실시하며 향후 금리 점도표를 발표했다.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 중 금리 인하는 25bp를 기준으로 두 번 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번 점도표 이전까지 내년 금리 인하 폭은 네 차례 수준이었는데 완화 폭이 절반으로 감소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앞으로 금리를 추가로 조정할 때는 좀 더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겠다고 시사하자 뉴욕 증시가 일제히 떨어지고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8% 하락한 42326.87로 마감했다. 이는 1974년 11월 하락 이후 가장 높은 하락 폭이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95% 떨어진 5872.16, 나스닥 지수는 3.56% 폭락한 19392.69로 거래를 마감했다.

    채권금리는 뛰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3bp 오른 4.51%,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0bp 오른 4.34%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점도표 상 내년 금리 인하 횟수가 줄어든 만큼 국내 증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단기 충격과 더불어 증시 상단이 제한될 것이란 분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결과에 대해 "한국 주식시장에 미치는 주요 영향은 원·달러 환율"이라며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따른) 달러 강세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야간 시장에서 장중 1450원에 도달하는 등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됐다"라고 설명했다.

    나 연구원은 또한 "환율을 고려할 때 외국인 투자 자금이 한국 주식시장에 추세적으로 유입되는 걸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스피는 당분간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 본격적인 상승 기대는 1분기 말부터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라고 덧붙였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에 따라 금리 정책의 방향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라며 "달러 강세로 인한 압박은 여전하므로, 방어적 업종과 환율 상승 수혜 업종에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국내 증시도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매파적인 12월 FOMC로 인한 미국 증시 급락, 달러·원 환율 급등, 마이크론의 시간 외 주가 급락 등으로 오늘 국내 증시는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다만 4분기 내내 여러 대내외 악재를 선반영함에 따라 밸류에이션상 하방 경직성이 발생하는 구간에 돌입했다는 점, 1400원대의 고환율 구간에 머물러 있음에 따라 수출업체에 환율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이를 고려할 시 주가의 진폭만 높아질 뿐 지수의 하락 압력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날 예정된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경계감에 하방 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일본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지만, 금리 인상의 우려도 여전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BOJ의 금리 인상 여부, BOJ 총재의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며 "만약 금리 인상을 단행하거나 BOJ 총재의 매파적 입장이 나올 경우 엔화 강세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