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F, 연초이후 23% 급락…TLT 동반하락국내 증시 상장된 미 장기채 ETF 줄약세“내년 상반기 4%대 저가 매수 전략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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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다. 미국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했고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도 불어난 영향이다. 이에 국내외 증시에 상장된 미 장기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채 불 3배 ETF(DIREXION DAILY 20 YEAR PLUS DRX DLY 20+ YR TREAS BULL 3X)’는 연초 이후 22.99% 급락했다. TMF는 서학개미가 보유한 미국 ETF 중 8위로 올해에만 2억9390만달러(한화 약 4209억원)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채 ETF(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ETF)’는 5.41% 하락했다. TLT는 보관금액 10위 상품으로 총 2억2406만달러(약 321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미 장기채 관련 ETF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 H)’는 연초 이후 14.81% 내렸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8.85% 하락했다. 지난 6월 상장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30년국채액티브(H)도 4%대 내림세다.

    앞서 12일(현지 시각) 뉴욕 채권 시장에서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장보다 5bp(1bp=0.01%포인트) 오른 4.326%에 거래됐다. 장중 4.335%까지 치솟으면서 지난달 2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186%로 2.9bp 상승했다.

    이처럼 미국채 가격이 하락 국면을 맞은 것은 전날 발표된 11월 미 P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돈 데다 재정적자도 확대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 노동부는 11월 미국 PPI가 전월 대비 0.4%, 전년 동기 대비(계절 비조정) 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2.6%를 웃돈 수준이다. PPI 연간 상승세는 지난해 2월(4.7%) 이후 가장 가팔랐으며 월간 상승률도 지난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지표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자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다음 주 25bp 금리인하 가능성을 96.4%로 반영했다. 반면 내년 1월 동결 가능성은 80%에 달한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금리인하가 아직 가능하지만, 향후 인하 여력은 축소되고 있다”며 “지난 9월부터 금리 재조정에 나선 이후 제조업 경기 개선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며 과거보다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상황 지속은 금리인하의 신중함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20년 도입된 평균물가목표제(AIT)를 폐지하고 전통적 물가 목표제(2% 달성)로 복귀하려는 연준의 모습은 미래 금리인하 여력을 줄이는 요소”라며 “전통적 물가 목표제라면 2% 상회하는 물가 상황에서 금리인하 결정은 쉽지 않아진다”고 부연했다.

    또한 미국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 노동·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졌다. 지난 한 주(1~7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4만2000명으로 직전 주 대비 1만7000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22만명)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지난 10월 6~12일 주간 24만2000명 이후 최고치다.

    미 재무부가 발표한 11월 재정 수지는 3670억달러 적자로 전년 동월 대비 17% 늘어나면서 장기 부채에 대한 우려도 키웠다. 2025회계연도 적자도 전년 동기 대비 64% 급증한 6240억 달러로 집계됐다.

    재닐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서밋 행사에 참석해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부채 확대 우려에 대해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더 많은 진전을 이루지 못해 유감”이라며 “재정적자는 축소될 필요가 있으며 특히 고금리 환경에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기준금리 예상치 4.00%와 금리 인하 이후 미국 장기 국채 기간프리미엄 흐름을 감안해 산출한 미국 국채 10년 밴드는 3.7~4.3%”라며 “예상보다 기준금리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는 상황 발생 시 미국 국채 10년 하단은 3.5% 내외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반대로 금리인하 기대 추가 후퇴 시 상단은 4.5% 전후로 올라가는데, 기준금리 인상 전환이 아닌 이상 미국 국채 10년 최상단은 4.5%로 제시한다”며 “2025년 상반기까지는 금리 하락에 대한 공격적 베팅보다 4%대에서의 저가 매수 전략을 제안한다. 연말로 갈수록 2026년을 바라보는 금리 하락세가 예상돼 3분기 일시적 금리 상승 이후 장기물 비중 확대 시점 타진이 유효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