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국회 통과혼돈의 증시, 불확실성 완화에 변동성 축소 기대중장기적 국내 경제 펀더멘털 상황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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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가 비상 계엄령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함에 따라 윤 대통령의 직무도 정지됐다. 정국의 혼돈으로 그간 요동쳤던 국내 증시도 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영향은 단기적이었던 만큼 거시적인 경제 요인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국회는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 재석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시켰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 및 가결은 지난 2016년 12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 이후 8년 만이다. 윤 대통령의 권한 행사는 헌법 65조 3항에 따라 정지된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국정을 수행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 헌법재판소의 시간이 시작되지만 헌재로 공이 넘어가더라도 풀어야 할 숙제가 상당하다. 

    헌법 113조는 탄핵 결정에 헌법재판관 6인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여야 간 이견으로 후임 재판관 임명이 지연되면서 역사상 최초로 6인 체제로 가동되고 있어 재판관 6명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해 만장일치를 이뤄야 한다. 한 명이라도 반대 의견이 나온다면 탄핵은 헌재에서 기각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리 기간은 92일(2016년 12월9일 청구·3월10일 선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심의는 63일(2004년 3월12일 청구·5월14일 선고)이 소요됐다. 

    증권가에서는 탄핵안 가결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노 전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이후 기각까지 탄핵 국면 동안 코스피는 11.66% 하락했다. 탄핵 국면 직전 기간에는 -3.73%, 탄핵 기각부터 한 달 후에는 -4.81% 등을 기록했다. 탄핵안 발의 전후로부터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동안까지 낙폭이 14.51%에 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코스피는 탄핵 국면 전 1.13% 하락했지만 탄핵 국면과 이후 한 달 동안 각각 3.26%와 2.02% 상승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한 이듬해 3월 10일 코스피는 탄핵안 발의 전과 비교해 6.43% 올랐다.

    두 번의 탄핵 모두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공통점에도 그 정도와 방향은 달랐는데, 이는 증시 펀더멘털과 매크로 등 여러 대외 여건이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2004년엔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금융시장 전반에 확산했고, 2016년 탄핵 국면 시기 미국 대통령에 도널드 트럼프의 '깜짝' 당선이 영향을 줬다.

    현재는 무엇보다 내수 부진과 수출 둔화 등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약한 상황이 증시에 미칠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가 반등하려면 내년 미국과 중국의 완화적 통화정책, 국내 수출 회복 전망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안의 해소와 통화 확장 정책이 결합될 경우 증시 회복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영향은 주로 단기적이었고 중장기적 주가의 방향성은 글로벌 경기 방향성이 좌우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탄핵안 가결로 헌재 판결 전까지 불확실성이 반복될 수 있지만 결국 완화 수순 진입할 가능성 높다고 판단했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계엄 가능성 소멸 및 정치 리스크 완화 수순은 결국 낮아진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일 수 있는 요소"라며 "2~3개월 추가 변동성(헌재 판결 전까지 소요) 이후 빠른 회복세 기대하며 펀더멘탈에 따른 회복력 차별화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주도주는 밸류업 프로그램, 유틸리티, 방산에서 대외 제조업 경기 개선, 중국 정책 변화에 따른 수혜 등으로 이동할 것"이라면서 "조기 대선 국면 전환 시 코스피가 2400~2700선까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한국 경제 및 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14일(현지시간) "탄핵안 가결에 따라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는 기간에 접어들면서 (한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효성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탄핵안이 가결됨에 따라 한국의 정책 결정에 있어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면서도 "이것이 정치적 불확실성의 종식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