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상위 19위까지 美 주식·테마형 상품혁신 기술 규제 완화·금리 인하 기대감 작용“펀더멘털 추세 유지…M7 우호적 환경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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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뉴욕증시는 AI(인공지능) 열풍으로 반도체·빅테크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수익률 상위권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관련주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과 정치 이슈 등으로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ETF 시장에서 수익률 상위 20개 종목 중 국내 주요 원전 기업들에 투자하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원자력iSelect’를 제외한 19개가 미국 주식·테마형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레버리지(합성)’로 연초 이후 179.78% 급등했다. 해당 상품은 미국 나스닥거래소에 상장된 빅테크 기업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기초지수 ‘Solactive US BigTech TOP7 Plus PR Index’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이 밖에 수익률 상위권 ETF 대부분이 미국 반도체·빅테크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특히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에셋플러스 글로벌플랫폼액티브’ 등 ‘글로벌’ 이름을 단 ETF도 미 대형 빅테크 기업들의 편입 비중이 높았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한화자산운용의 ‘PLUS 미국테크TOP10레버리지(합성)’가 연초 이후 158.75% 상승하며 수익률 2위에 이름을 올렸고 ▲TIGER 미국나스닥100레버리지(합성)(93.05%) ▲KODEX 미국서학개미(91.51%) ▲TIMEFOLIO 미국나스닥100액티브(89.17%) ▲ACE 미국주식베스트셀러(86.02%)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이처럼 미국 반도체·빅테크 관련 ETF가 강세를 보인 배경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취임 이후 AI를 비롯한 혁신 기술개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95.4%로 반영 중이다. 동결 확률은 4.6%를 기록했다.

    실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 지수는 연초 이후 34.39% 상승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11월 5일 이후에만 10.97% 급등했다. 이 기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5.88% 올랐다.

    반면 ‘KRX 정보기술’ 지수와 ‘KRX 반도체’ 지수는 올해 각각 20.72%, 19.98%씩 하락하는 등 국내 관련주들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과 국내 정치 이슈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다.

    이에 삼성전자(29.17%), 카카오(19.06%), 네이버(4.46%) 등 대표 종목들뿐만 아니라 ‘KODEX 반도체(19.86%)’, ‘TIGER 200 IT(17.80%)’ 등 관련 ETF도 하락세를 맞았다.

    시장에서는 미국 기술주들이 당분간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두 번째 주부터 4분기 중 큰 폭으로 올랐던 중소형 성장주들이 기술적 피로감을 조금씩 노출했지만, 대형 기술주가 연말 랠리 바톤을 이어받으면서 지수 조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중소형 성장주의 주가가 묶인 사이, 아마존과 애플이 이미 사상 최고치 경신 랠리를 시작한 데 이어 알파벳, 테슬라, 브로드컴도 한동안 돌파해내지 못한 사상 최고치 영역에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들이 전체 주식시장 실적을 주도하는 데다 펀드플로우로 대변되는 패시브 수급이 가속화되는 환경 속에서 대형 기술주가 계속 소외될 수는 없다”며 “특히 알파벳·아마존·브로드컴 등은 지난 6개월간 강력한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눌렸기 때문에 신고가 영역에서의 모멘텀이 강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 추세가 유지되는 상황인 만큼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7) 종목들에 대한 우호적 수급 환경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대형 성장주 중심의 매수세는 연초까지도 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