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임시총회서 류진 회장 추대·한경협 개편상근부회장에 외교부 고위공직자 물망·김병준 상근 고문 임명 논란'쇄신' 외친 전경련… "진정성 의심"
  • ▲ 2016년 9월 22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열린 제14회 한미친선의 밤 행사에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한미우호상 수락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16년 9월 22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열린 제14회 한미친선의 밤 행사에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한미우호상 수락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한국경제인협회' 출범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전경련이 연일 '쇄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진정한 혁신을 이룰 수 있을 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8일 전경련에 따르면 오는 22일 임시총회에서 전경련의 명칭을 한국경제인협회로 바꾸고 신임 회장으로 류진 풍산 회장을 추대한다.

    류 회장은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험·지식·네트워크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경련은 "한국경제인협회가 글로벌 중추 경제단체로 거듭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해줄 적임자"라고 밝혔다. 

    지난 2001년부터 전경련 부회장으로 활동한 류 회장은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평가받는다. 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이사를 거쳤고, 최근 전경련 한미재계회의 제7대 한국 측 위원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류 회장의 첫 과제는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그룹)의 전경련 재가입 여부가 될 전망이다.

    과거 '재계 맏형' 역할을 했던 전경련은 2016년 최순실 사태로 4대 그룹이 일제히 탈퇴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겪으며 위상이 급락했다. 특히 지난 정부에선 거의 모든 행사에서 '패싱'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전경련은 지난 5월 18일 혁신안 발표를 통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환골탈태하기 위한 쇄신책을 밝힌 바 있다. 

    분야별 위원회를 운영해 사무국 중심의 독단적 의사 결정에서 벗어나겠다는 혁신 초안을 내놨지만, 재계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새 상근부회장 선임과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의 상근고문 이동 사안도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우선 류 회장이 외교통상부 출신 전직 고위공무원을 새 상근부회장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며 경제계 안팎에선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류 회장에 이어 외교부 출신 상근부회장의 가세로 해외 분야를 강화할 수 있지만 경제단체로서의 정체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또한 재계를 대표하는 위상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김 직무대행은 이달 말 6개월 간의 임기를 마치고 협회 상근 고문으로 남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임기가 끝나더라도 개혁이 실행되는지 자문 및 협조하고 필요하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쇄신을 강조하고 있다면 이번 한경협 출범에서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이 보여져야한다"며 "상근부회장에 관료 출신을 영입하고, 김 직무대행도 남는 것은 쇄신이 아니라 유착에 가깝다"고 전했다.

    전경련은 이에 대해 "류 회장이 공식 일정을 시작한 뒤에야 논의될 사안들"이라며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한편, 4대 그룹은 한경연 해산안에는 동의했으나, 새로 출범하는 한경협 참여에 대해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