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남 19%·덕성 7% 급락 전일 하한가 이어 변동성 극심증권가 "거래 질서 문란, 당국 조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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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전도체 'LK-99' 관련주들의 주가가 연일 널뛰고 있다. 증권가에선 초전도체주들의 주가 급락이 개인 투매에 의한 것이기보다 특정 세력의 알고리즘 매매로 인한 것이라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초전도체 관련주인 서남은 전 거래일 대비 18.80% 급락한 71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덕성(-7.14%), 모비스(-1.42%), 아모텍(-0.99%) 등도 약세로 마감했다.

    신성델타테크(14.66%)는 강세로 마감했지만 장 중 주가는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이날 상승 출발한 신성델타테크는 장 초반 상승폭을 반납하며 하락 전환했다가 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출렁였다.

    초전도체 주가는 높은 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관련주로 주목받은 뒤 상한가를 이어가던 해당 종목들은 LK-99 진위 공방에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미국 메릴랜드대학 응집물질이론센터(CMTC)가 SNS를 통해 "LK-99는 상온과 저온에서 초전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하자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덕성은 전 거래일보다 29.41% 하락한 84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서원(-24.02%), 대창(-18.05%), 서남(-29.98%) 모비스(-25.63%) 국일신동(-19.11%), 파워로직스(-16.49%), 신성델타테크(-6.45%) 등 다른 테마주 종목들도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

    증권가에선 초전도체주의 전일 급락이 개인들의 투매보다 알고리즘 매매가 의심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 "관련 종목들의 조정과 거래량 증가가 전날 오후 2시부터 사실상 20분 만에 완료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고 연구원은 "오후 2시 12분께 나온 매도 주문이 주가 하락에 결정적이었다"며 "LK-99 테마주가 지난 7거래일간 회자된 이슈인데다 다수의 개인 투자자에 주식이 분포돼 있음을 감안하면 8분이라는 조정시간은 극히 짧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패닉 셀(공황 매도) 성격의 투매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고 연구원의 지적이다. 그는 해당 테마로 시세를 견인한 기존 매수자의 매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의 계열사 시타델증권은 지난 2017년부터 2018년 5월까지 시장접근(Direct Market Access·DMA) 알고리즘 거래로 고가의 허수성 매수 주문을 내 개인 투자자가 추격 매수하게 한 뒤 보유물량을 팔아 차익을 얻고 앞서 낸 호가를 취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은 시타델증권이 2017년 10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을 통해 국내 주식 총 264개 종목(총 6796개 매매구간)에서 시장 질서를 교란했다고 보고 올해 1월 1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고 연구원은 "관련주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단시간 내 거래량 폭증과 호가 하락에서 DMA 채널 거래가 의심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이차전지 및 리튬 관련주의 급등락, 지난달 12일 셀트리온 3사 합병 이슈에 따른 급등 사례도 알고리즘 매매로 의심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고 연구원은 "투자자의 리스크 노출이 매거래일 진행되는 만큼 거래 질서 문란 계좌 지정 등 행정적 조치에 당국이 보다 과감해질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