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이익률, 0.3%p 감소 그쳐…경쟁사 대비 하락폭 작아공공 위주 사업 구조, 원가 상승 적극 반영…자체 판관비도 줄여보수적 영업활동…미분양·PF 등 우발채무 리스크, 사실상 '제로'먹거리도 공공공사·컨소시엄 사업 등 리스크 헷지한 물량 '가득'
  • ▲ 대전 서구 소재 계룡건설산업 본사. ⓒ계룡건설산업
    ▲ 대전 서구 소재 계룡건설산업 본사. ⓒ계룡건설산업
    계룡건설산업이 공공공사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보수적인 영업활동으로 상반기 영업실적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적해둔 먹거리도 관급공사 중심에다 리스크가 헷지된 만큼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17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계룡건설산업은 매출 1조4408억원, 영업이익 477억원의 상반기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1조3756억원에 비해 4.74% 늘어나면서 3년 연속 성장해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501억원에 비해 4.75% 줄어들면서 2년 연속 감소했다.

    2분기 매출은 7732억원으로, 전분기 6676억원에 비해 15.8%, 전년동기 7505억원에 비해 3.02% 각각 증가했다. 특히 2021년 1분기 이후 10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외형 성장을 지속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222억원으로, 전분기 255억원에 비해서는 13.0% 줄어들었다. 다만 전년동기 166억원에 비해서는 33.2% 증가하면서 5분기 동안 이어진 전년대비 감익 추이에서는 반등에 성공했다. 앞서 분기 영업이익은 2022년 1분기부터 2023년 1분기까지 전년대비 감소세가 지속했다.

    이 같은 영업성적은 경쟁 건설기업보다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계룡건설산업(2조4033억원, 18위)과 비슷한 규모인 △코오롱글로벌(2조3988억원, 19위) △서희건설(2조3979억원, 20위) △금호건설(2조3463억원, 21위) 등에 비해 원가율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게 반영되면서 이익률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룡건설산업의 상반기 원가율은 92.1%로, 전년동기 91.3%에 비해 0.82%p 악화했다. 반면 △코오롱글로벌(91.6%, +4.09%p) △금호건설(95.9%, +3.75%p) △서희건설(82.2%, +2.10%p) 등은 3%p가량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됐다.

    판관비율 역시 마찬가지다. 계룡건설산업은 지난해 상반기 5.00%에서 올해 4.51%로 -0.49%p 낮아졌지만 △금호건설(3.02%, +1.09%p) △코오롱글로벌(6.36%, +0.42%p) △서희건설(3.02%, -0.33%p) 등은 약 0.4%p 악화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계룡건설산업이 3.31%로 전년동기 3.64%에서 -0.33%p 감소에 그친 가운데 △코오롱글로벌(2.03%, -4.51%p) △금호건설(1.00%, -2.66%p) △서희건설(13.4%, -1.77%p) 등은 3%p가량 낮아졌다.

    이러한 원가율 선방에는 불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공공사업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계룡건설산업 특유의 보수적 색채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 전언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공공공사의 경우 수익성은 낮지만, 사업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어 시황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사업 포트폴리오는 최근처럼 건설경기가 둔화하는 흐름에서 더욱 돋보인다. 특히 민간공사의 경우 첨예한 공사비 갈등으로 입주 거부, 유치권 행사 등이 적잖이 발생하는 반면 공공공사는 이 같은 문제가 덜한 편이다.

    국고를 사용하는 공공공사는 물가변동, 설계변경 등에 따라 해당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비 협상이나 미수금 등에 따른 대응이 비교적 수월한 만큼 원가율 상승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다.

    계룡건설산업의 올해 시평 결과를 보면 댐(6위)·도로(8위)·상수도(2위) 등 주로 공공에서 발주하는 토목부문 공사실적 순위에서 8위에 랭크됐다. 올해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호반건설보다도 많은 실적을 쌓은 셈이다.

    뿐만 아니라 대체로 관급공사로 진행되는 교육 사회용 건축(3위), 쓰레기소각장(산업환경설비 6위), 공원 조성(조경 8위) 등에서도 꾸준한 실적을 쌓아왔다.
  • ▲ 세종시 소재 '엘리프 세종' 시공 현장. 2023년 7월. ⓒ계룡건설산업
    ▲ 세종시 소재 '엘리프 세종' 시공 현장. 2023년 7월. ⓒ계룡건설산업
    보수적인 영업활동도 수익성 선방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보유 미분양 주택‧건물 규모는 상반기 기준 지난해 356억원 규모에서 올해 43억원으로 87.8% 급감했고, 같은 기간 PF 보증 규모도 1184억원에서 1033억원으로 12.7% 줄어들었다.

    계룡건설산업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경기 침체에 대한 선제 대응 차원에서 영업활동을 보수적으로 전개했다"며 "분양사업의 경우 자체사업보다는 도급사업 위주로 진행해 미분양 물량 대부분이 시행사 분으로, 사실상 '제로'라고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PF 역시 케이알디앤디, 계룡산업 등 종속관계의 보증 건이다. 현재 업황이 공격적인 신규사업 확대와 그에 따른 충원 등을 진행할 여건이 아닌 만큼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수적인 영업활동에도 개발사업 등을 위한 보유용지와 수주잔고를 추가 확보했다.

    상반기 용지 규모는 5033억원으로, 전년동기 3999억원에 비해 25.8% 늘어났다.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최대 규모다. 수주잔고도 지난해 상반기 8조8391억원에서 10조7921억원으로 22.0%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2014년부터 7년 연속 증가하면서 10년 최대치를 달성했다.

    이 관계자는 "주로 공공공사나 민관합동 프로젝트를 수주하다 보니 안정적이다. 매입한 용지 역시 민관합동공사에 컨소시엄 사로 들어가면서 지분투자 등으로 확보하게 된 것"이라며 "자체 개발사업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최근 업황에서는 대형사를 비롯한 경쟁사와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수익성을 보장받는 한편, 리스크도 헷지할 수 있도록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계룡건설산업의 실적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올해 계룡건설산업의 매출은 3조470억원으로, 전년 2조9496억원에 비해 3.29%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최근 10년새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328억원에서 1490억원으로 12.1% 증가해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관계자는 "내실 있는 공공사업 위주의 사업 구조로, 다른 건설사에 비해 원자재 쇼크 여파도 확실히 덜한 수준"이라며 "업황이 침체한 만큼 공격적인 영업을 통한 극적인 반등보다는, 꾸준히 사업을 영위해 장점을 부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