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5분기째 전년比 감소…판관비 감소에도 원가 부담 지속지분참여형 자체사업에 유통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비교적 선방수주잔고‧용지 등 성장동력 든든…미분양‧미청구 등 잠재 리스크는 감소
  • 대전 서구 소재 계룡건설산업 본사. ⓒ계룡건설산업
    ▲ 대전 서구 소재 계룡건설산업 본사. ⓒ계룡건설산업
    계룡건설산업이 5분기 연속 전년대비 감익이 나타나면서 부진한 영업실적이 지속했다. 자체적으로 판관비 절감 등 노력에도 원가 부담을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외형이 지속 성장하고 있는 데다 경쟁사보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돼 원자재 쇼크에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이다. 여기에 수주잔고와 용지 등 먹거리는 늘어났고, 미청구공사와 미분양 등 리스크는 줄어들어 수익성 반등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30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계룡건설산업은 1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6676억원, 영업이익 25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진행사업 증가와 자체사업 준공 등으로 전년동기 6250억원에 비해 6.81% 늘어나면서 9개 분기 연속 전년대비 성장세를 지속했다. 1분기 기준으로 최근 10년새 최대 규모다.

    이에 반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166억원에 비해 23.6% 줄어들면서 5분기 연속 전년대비 감익이 이어졌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498억원에 비해서도 48.7% 감소했다.

    이처럼 부진한 수익성은 원가 부담이 가중되면서다. 판관비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지만, 수익성 회복에는 이르지 못했다.

    1분기 매출원가는 6104억원으로, 전년동기 5586억원에 비해 9.27% 증가했다. 1분기 기준 3년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10년새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원가율도 2021년 88.1%, 2022년 89.3%(+1.28%p), 2023년 91.4%(+2.05%p) 순으로 가중됐다.

    이에 계룡건설 측은 판관비를 지난해 1분기 328억원에서 올해 316억원으로 3.88% 줄였다. 1분기 판관비율은 2019년 4.47% 이후 최저치인 4.73%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1분기 영업이익률은 2017년 3.41% 이후 가장 낮은 3.82%를 기록했다. 1분기 순이익도 지난해 181억원에서 18.7% 줄어든 147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계룡건설이 저조한 수익성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전망은 나쁘지 않다.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490억원으로, 지난해 1328억원에 비해 12.1%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같은 기간 2조9496억원에서 3조470억원으로 3.29% 늘어날 전망이다.

    우선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수익성 추가 하락을 방어한 것으로 보인다. 계룡건설(19위)은 시공능력평가 기준 높은 순위에 있는 경쟁사 △금호건설(15위) -65.9% △코오롱글로벌(16위) -62.1% △태영건설(17위) -31.6% 등에 비해 영업이익 감소폭이 작다.

    계룡건설은 1분기 해외사업 부문을 제외하고 건축계약공사, 토목계약공사, 분양, 유통 등 전 부문에서 매출이 올랐다.

    원가율이 높은 편인 건축공사 매출(3289억원) 상승폭은 1.44%에 그쳤다. 반면 원가 상승 타격이 비교적 적은 토목공사 매출(1424억원)은 13.6% 올랐다. 전체 매출에서 점유율은 각각 49.2%, 21.3%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수익성이 높은 분양 매출이 올랐다. 올해 1분기에만 1346억원을 벌어들였다. 토목공사 매출을 넘어선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1221억원보다 10.1% 증가했다.

    자체사업에서 성과를 거둔 점이 양호한 수익 창출로 이어진 셈이다. 계룡건설산업의 자체사업 수주잔고는 4776억원, 종속회사인 케이알산업의 자체사업 수주잔고는 3683억원 남아 있는 상태다.

    특히 계룡건설의 자체사업은 주로 공공택지를 기반으로 지분참여하는 방식의 안정적인 사업형태다.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과 민간도시개발사업에도 지분투자와 시공을 병행하면서 리스크는 헷지하고, 수익성은 높이고 있다. 대규모 토지 매입과 인허가를 자체적으로 수행하면서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기존의 자체사업과는 다른 방식인 셈이다.
  • '엘리프 세종' 시공 현장. 2023년 5월. ⓒ계룡건설산업
    ▲ '엘리프 세종' 시공 현장. 2023년 5월. ⓒ계룡건설산업
    유통부문도 든든한 사업 포트폴리오다. 고속도로 휴게소를 위주로 종합쇼핑몰 운영에도 나섰다. 종속회사 가운데 케이알산업, 계룡산업, 케이알유통 등이 유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유통부문은 1분기 64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 452억원에 비해 42.9% 증가한 수준이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원자재 쇼크와 주택경기 침체로 중견건설사 대부분이 1분기에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하다"며 "건축, 토목, 자체, 유통 등 상대적으로 다변화된 사업구조 덕을 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에 따라 현금흐름이 반등한 것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지난해 1분기 734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26억원으로 53.4%가 개선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이 지표가 증가했다는 것은 회사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금액이 그만큼 늘었다는 뜻이다.

    여기에 성장성을 가늠해볼 수 있는 수주잔고와 자체사업 등을 위한 용지 규모가 확대됐다.

    수주잔고는 1분기 기준 △2019년 4조4203억원 △2020년 6조4009억원(44.80%) △2021년 7조2465억원(+13.2%) △2022년 9조6106억원(+32.6%) △2023년 10조7393억원(+11.7%) 순으로 4년 연속 증가하면서 10년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매출 2조9496억원의 3.64배에 달하는 규모다.

    향후 착공하는 사업장의 경우 인상된 건자재 가격이 반영되다 보니 수익성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계룡건설 측은 "앞서 수주했던 사업장의 경우 자재가격이 인상되기 전에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수익성이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 착공하는 사업장은 자재가격 인상분을 반영한 만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자체사업 등을 위해 확보한 용지 규모도 지난해 1분기 4189억원에서 올해 5337억원으로 27.4% 늘어났다.

    이밖에 리스크로 지목되는 미분양주택과 미청구공사 대금도 줄었다.

    1분기 재고 완성주택 및 건물 규모는 지난해 356억원에서 43억원으로 87.8% 급감했다. 분양 물량 중에서도 △부산 사하구 '다대 리슈빌' 252가구 △서울 강북구 '엘리프 미아역' 두 곳만 물량이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청구공사는 지난해 1분기 3173억원에서 올해 1분기 3050억원으로 3.88% 감소했다.

    한편 계룡건설은 사업 다각화 기조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으로 △데이터센터의 구축‧판매‧운영‧임대 및 기타 관련 사업 △벤처사업의 발굴‧운영‧투자‧육성 및 기타 관련 사업을 신설하는 정관 변경안을 통과했다.

    지난해 주총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태양광발전 및 전력중개업'과 '폐기물 및 부산물 연료화 사업'을 추가한 데 이어 1년 만에 신사업을 2개 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