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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연이은 사모펀드 환매중단사태로 고객 투자금 손실이 터지며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은행들은 선제적 분쟁조정에 나서는 한편 손실에 대한 구상권 청구와 피해고객들의 불완전판매 소송으로 법적대응에 몰두 중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판매한 영국 신재생에너지 사모대출펀드가 환매 중단되면서 215억원 규모의 투자금 상환이 1년 넘게 미뤄졌다. 투자자들은 금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했으며 판매사인 신한은행을 상대로 불완전판매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투자자들은 신한은행이 펀드 판매시 원금 보장이 된다고 했지만 실제 보험 처리가 되지 않고 있는 만큼 불완전판매라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은 유사한 구조를 가진 상품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분쟁조정에 참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은 앞선 지난 5월에도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경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피델리스 무역금융펀드 판매사인 신한은행이 불완전판매 의혹이 있다고 보고 신한은행 본점에수사관을 보내 사모펀드 판매 자료 등을 확보해 수사중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에 피델리스자산운용사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농협이 판매한 피델리스 펀드는 무역금융 기반의 글로벌 사모펀드로 만기일이 지나도록 투자자금이 상환되지 않아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 농협은행은 해당펀드를 655억원 판매했다.
우리은행은 홍콩 오피스빌딩 투자 펀드(시몬느대체투자전문사모투자신탁제12호)에 대한 손실이 발생하자 지난달 선제적으로 고객의 손실을 일부 보상하며 사적화해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자산가 수십명을 대상으로 시몬느대체투자전문사모투자신탁제12호 펀드를 765억원 규모 판매했다. 그러나 해당 빌딩이 파산해 시몬느자산운용은 해당 펀드 자산을 90% 상각하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은 이외에도 3년 전 환매중단된 ‘더플랫폼 아시아 무역금융펀드’에 대해 최대 80%까지 원금을 보전해 주기로 지난달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이번 자율보상 규모로 239억원이 지급될 전망이다.
다만 실제 손실 보전까지는 지난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펀드가 청산돼 손실이 확정되기까지는 책임공방과 소송전, 경찰 수사 등이 불가피한데다 손실 보전을 위해서는 불완전판매 등 위법행위 가능성도 있어야해 은행입장에서 선제적 보상 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금융지주와 은행 등 계열사들이 판매 및 투자한 해외상업용 빌딩과 주가연계증권 등 상품 등에 대한 손실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