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은행 정기예금 줄줄이 인상신규 고객 우대금리 특판 상품도자금조달비용 급증… 은행채 1년물 3.9% 돌파
  • ▲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뉴데일리DB
    ▲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뉴데일리DB
    시중은행들이 고수익률을 쫓아 이탈하는 자금을 끌어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금융당국의 수신경쟁 자제령에도 자금조달을 위한 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모습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력 정기예금 1년 만기 상품 금리는 연 3.68~3.75% 수준이다. KB국민은행이 연 3.68%로 가장 낮고, 신한은행이 3.75%로 가장 높다. 지난달 초 연 3.65~3.69%에서 0.03~0.06%p 인상된 수준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8일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를 연 3.65%에서 연 3.70%로 인상한 이후 나흘 뒤인 22일 연 3.72%로, 이틀 뒤인 24일 연 3.75% 연거푸 상향했다. 우리은행은 연 3.68%였던 WON플러스 예금 금리를 지난달 23일 연 3.73%로 한번에 0.05%로 올렸다. 국민은행 KB스타 정기예금 금리도 지난달 21일 연 3.65%에서 연 3.67%로, 같은 달 28일 연 3.68%로 재차 인상됐다.

    일부 은행은 특판 상품으로 신규 자금 유치에 나섰다. 신한은행의 My플러스 정기예금은 최근 6개월간 정기예금 미보유 고객에게 0.1%p 우대금리를 준다. 또 타인으로부터 신한은행 입출금 계좌에 50만원 이상 입금 시 0.1%p 추가해 준다. 우리은행은 첫거래 고객에게 최대 연 4.1%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시중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줄줄이 올리는 것은 썰물처럼 빠져나간 저원가 자금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은행권 수신잔액은 2228조4000억원으로 한달 새 23조1000억원 줄었다. 특히 금리가 연 0.1% 안팎인 저원가성 예금인 수시입출식 계좌에서 36조6000억원 빠져나갔다. 반면 높은 이자를 내줘야 하는 정기예금은 12조3000억원 늘었다.

    은행에서 빠져나간 저원가성 자금은 부가세 납부 시즌을 맞아 기업자금으로 사용되거나 증시 등 고수익 투자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 증시에서 개인들이 순매수한 주식대금은 3조7588억원으로 전달 1조8942억원보다 2배 가량 늘었다. 지난달 코스피 지수 2500선이 위협 받는 등 저평가 분위기가 짙어지자 빠르게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저원가 예금이 줄고 정기예금이 늘어나며 자금조달비용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지난달 초 연 3.838%에서 지난 31일 3.901%로 올라섰고, 은행자금조달지수인 단기 코픽스는 지난달 30일 연 3.63%로 전주 3.58%에서 0.05%p 뛰었다. 반면 대출금리 상승세는 그에 미치지 못해 7월 신규취급 예대금리차는 1.43%로 올해 2월 1.78% 이후 5개월 연속 축소 중이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가계신용 잔액이 3분기 만에 10조원 가까이 증가세로 전환하는 등 과거에 비해 자금 흐름이 빨라졌다는 것을 실감케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8월 들어 순상환 기조를 보이던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는 등 늘어나는 대출수요에 은행들의 대응속도도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