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박스권 갇혀…주가 지지부진 코스닥 거래대금, 테마주 열풍에 코스피 추월전문가들 "주가 급등락 종목 투자 조심해야"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국내증시의 기초 체력(펀더멘탈)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테마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지면서 코스닥 중소형주로 투심이 편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월등히 앞섰던 코스피 거래대금이 코스닥에 뒤처지는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일 거래대금은 7조7190억원을 기록했다. 

    일 거래대금은 지난달 24일까지만 해도 10조원대를 유지했으나 불과 1~2주 사이에 2조원 넘게 빠지면서 연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중 많이 증가했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8∼9월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코스닥에 비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이 감소했으며 이는 코스피 지수 조정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 지수는 2500대 박스권에서 횡보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상반기 2차전지 열풍을 주도했던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1개월(8월 14~9월 8일)간 주가가 1.04% 오르는데 그쳤다.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3를 공급한다는 호재성 이슈에 4.15%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이외에 포스코퓨처엠(-5.11%), 포스코인터내셔널(-6.1%), 네이버(-3.15%), LG화학(-9.32%), SK하이닉스(-1.39%)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하락했다. 

    반면 코스닥 시장 일 거래대금은 지난달 말 10조원을 훌쩍 넘긴 후 이달 1일 14조원을 넘기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8일 기준 12조4065억원을 기록했다. 

    2차전지에 이어 초전도체, 맥신, 양자컴퓨터, 정치 테마주 등 테마주 열풍이 주로 코스닥 중소형주에서 나타난 영향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에는 코스피 반등과 테마주 상승이 수반됐지만 8월부터 지수 흐름이 둔화하면서 중소형주의 상대 강도가 올라갔다"며 "테마주 장세의 주기가 짧아졌으며 다수의 테마들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미 코스닥이 코스피를 앞지르고 있다. 

    올해 누계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805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10조440억원) 대비 7612억원 더 많았다. 

    코스피가 코스닥 시장보다 합산 시총 기준 5배 이상 규모가 크다는 것을 감안하면 역전 현상이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같은 기간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코스닥보다 2조원 이상 앞섰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시장의 활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로, 거래대금 감소는 국내증시의 기초 체력 약화를 방증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국면에서는 약한 매수세가 지배적이고 추가적인 매수자가 나타나기 어려운 환경이므로 주가 모멘텀이 형성되지 못한다"며 "최근 금리상승에 따른 증시 체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거래가 활발하고 주가 급등락을 보이는 종목은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상징인 베타 플레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코스닥이나 개별 종목의 알파 플레이로 시장의 관심이 선회하는 상황이 현재 양 시장의 거래대금 차별화로 표현됐다"며 "이러한 상황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