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인상 없이 현행 비율 유지 건정심 위원들, 만장일치로 최종 의결동결시 재정 '빨간불' 우려 5년 후 '적립금 마이너스'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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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건강보험료율(건보료율)이 올해 수준와 같은 7.09%로 동결된다.보건복지부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 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회의실에서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이는 역대 3번째 동결(2009년, 2017년, 2024년)로 기록된다. 2017년 이후 7년 만이자 위원들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다.정부는 지난 7월 '2023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의료비를 핵심 생계비 중 하나로 꼽고 생계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건보료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건보료율은 사용자, 근로자, 복지부, 기획재정부, 공익위원 등 25명으로 구성된 건정심에서 결정을 내리면 복지부가 시행령을 개정하는 방식으로 정해진다.통상 매년 8월에 다음 연도 건보료율을 정했는데 올해는 건정심 위원 간 의견 차가 커 결정을 연기해 이날 결정된 것이다.현재 건강보험 준비금은 약 23조9000억원(2022년 연말 기준, 급여비 3.4개월분)으로 건강보험 재정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다. 이러한 건강보험의 재정 여건과 최근 물가, 금리 등으로 어려운 국민경제 여건을 함께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2017년 이후 7년 만에 보험료율을 동결하기로 했다"라며 "어느 때보다 국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는 소중한 보험료가 낭비와 누수 없이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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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화→의료비 급증→재정 고갈 우려하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차원에서는 내년 동결시 건보 재정에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5년 후 적립금이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그려졌기 때문이다.보험료 1%가 인상될 경우 그해 수익금은 7377억원 정도로 예측되지만 최종적으로 동결로 처리되면서 고삐를 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 문제는 의료비 상승으로 직결되고 재정에 악영향을 미친다. 현 정부에서 문재인케어를 폐지해 낭비요인을 억제한다고 해도 필수의료 중심 보장성 강화는 지속된다.여기에 매년 진행되는 수가협상으로 인한 추가소요 재정도 늘어남에 따라 장기적 관점에서 이번 동결 결정은 악수(惡手)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이와 관련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중장기 재정 계획을 감안해서 충격이 적은 방향으로 최소한도는 올리도록 해야 한다"며 1% 이상의 보험료율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