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헬스케어 유상증자에 500억원 자금 수혈올해 케미칼‧바이오로직스 등에 5000억원 지원자회사 실적 부진에 상표권 등 수익 감소 전망 “신사업 투자 지속… 다양한 방안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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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지주
    롯데지주가 신사업 계열사들에 대한 투자와 지배력 강화에 꾸준히 나서고 있다. 다만 부진한 실적과 이로 인해 늘고 있는 재무부담은 걸림돌로 지적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오는 10일 자회사 롯데헬스케어에 300억원의 출자를 단행한다. 롯데헬스케어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참여에 따른 것이다. 내년 4월 1일 2차 200억원도 추가 출자도 예정돼있다. 출자목적물은 롯데헬스케어 보통주 5000만주로, 1주당 액면가 1000원에 발행한다. 

    이번 유상증자 참여에 따라 롯데지주가 롯데헬스케어 출자하는 자금은 총 1200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앞서 롯데지주는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한 작년 3월 초기 자본금 7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373억원은 운영자금, 60억원은 스타트업 등 타법인 취득자금, 67억원은 기타자금이다. 

    롯데지주는 “롯데헬스케어에 대한 지배력 유지와 사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출자 목적을 밝혔다.

    롯데지주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한국 미니스톱을 인수하기 위해 지난해 4월 3984억원 규모의 코리아세븐 유상증자에 참여했으며, 그해 4월과 6월에는 롯데헬스케어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는 데 각각 700억원과 1789억원을 투자했다. 

    올해에는 롯데케미칼 유상증자에 2939억원, 롯데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1700억원, 롯데헬스케어 300억원을 사용했다. 다만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올해 4월을 시작으로 6, 8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총 1275억원의 출자를 완료했으며 오는 12월 425억원의 마지막 출자가 계획돼 있다. 

    문제는 지속된 신사업 투자와 주춤한 실적에 재무부담이 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지주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7조3184억원, 영업익 2376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0.5% 늘었지만, 영업익은 18.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56.5%나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말 영업이익증가율은 –9%로 역성장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말 롯데지주 부채비율은 131.2%까지 올랐다. 2019년 말 100.3%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4년 반 만에 30%포인트 넘게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도 1조2000억원 수준에서 3조4000억원까지 증가했으며, 이에 따른 순차입금 비율은 40.7%에서 63.8%로 늘었다. 

    추가적 투자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상표권 사용 수익과 배당 수익 증가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은 고민거리다. 

    롯데지주의 주요 자회사인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은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롯데지주는 롯데쇼핑 지분 40%, 롯데케미칼 지분 25.31%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로부터 벌어들이는 배당 금이 전체 매출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수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롯데지주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익 1810원, 순이익 950억원을 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영업익은 5.3% 줄고 순이익은 44.8% 감소한 수준이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 롯데정보통신, 롯데GRS 등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코리아세븐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영업손실 때문에 부진한 실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롯데지주는 실적 등에 상관없이 신사업 투자 기조를 지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4월 4대 시중은행과 ‘미래 핵심사업 육성을 위한 공동 협약’을 체결하는 등 행보에 따라 투자재원 마련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협약에 따르면 4대 은행은 롯데의 친환경, 바이오 등 미래 핵심사업에 5년간 5조원의 금융 지원에 나선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한 신사업 투자 지속이라는 큰 방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외부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동시에 계획했던 투자를 문제없이 진행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