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떠는 기업들… 내년 경제 성장률 올해보다 낮아롯데웰푸드, CJ제일제당, 농심 등 식품기업 매각 이어져재무리스크 부담 커진 현대차 등 구조조정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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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등 3대 예측기관에 따르면 엔데믹의 실질적인 첫 해가 될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올해보다 0.1∼0.3% 포인트 정도 낮아질 전망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각 기업들이 앞다퉈 유동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자회사나 공장, 사옥 부지 매각은 물론 몸집을 줄이기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불사하는 모양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비 침체로 직격타를 맞은 식품기업들은 최근 잇달아 매각을 통한 자산재배치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F&B는 전날 배합사료 제조 자회사 동원팜스 주식회사 부천공장 부지(삼정동 15-6번지 외 2필지)를 CJ대한통운에 680억원에 매각키로 했다.
매각 완료 예정일자는 2024년 2월29일이며 처분 목적은 '신공장 건축에 따른 저효율 공장 매각'이다. 동원F&B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까지 두 곳 공장을 운영해왔지만 올해 10월 논산공장을 연면적 3422평에서 3547평으로 증설함에 따라 기존 부천공장을 처분해 비용을 충당했다. -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지난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으로 부채 규모가 늘어난 롯데웰푸드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9월 양평동 사옥 지분 전량인 35.4%를 그룹계열사인 롯데홈쇼핑에 매각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이번 매각으로 일회성 이익 약 380억원을 손에 쥐었다. 롯데웰푸드는 국내 16개 공장 중 일부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의 경우 지난 7월 중국 식품 자회사 지상쥐 보유지분 60% 전량을 복수의 중국 기관투자자와 지상쥐 기존 2대주주에게 3000억원에 매각했다. 2017년 인수한 브라질 자회사 셀렉타 보유지분 66%도 지난 10월 미국 곡물기업 번지의 브라질 자회사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4800억원이다.
이로 인해 약 8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CJ제일제당은 일부 차입금 상환, 재무구조 개선, 레드·화이트 바이오사업 투자 등에 이를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역시 광고계열사 농심기획 매각을 코앞에 두고 있다. 최근 매각 절차 마무리를 앞두고 인력 재배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매각 규모는 약 100억원, 협상을 진행 중인 곳은 현대차 계열 이노션이다. - 경제 위기로 재무리스크 부담이 커진 각 기업의 매각, 구조조정 바람도 거세다. 현대차는 중국 충칭공장을 매각하는 등 중국내 사업에 대해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체불임금 해소를 위해 몽베르CC를 매각했으며,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미국의 150MW 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를 매각했다. 한진칼은 유동자금 확보를 위해 서소문 사옥을 대한항공에 매각했다.KT 본사는 'KT서비스'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일감 절반을 하청업체 외주로 돌리는 방식으로 ‘KT서비스’의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보고서에 따르면 KT는 자회사 ‘KT서비스’에 해당 업무의 70~80%를 위탁하고, 나머지 20~30%를 하청업체에 외주로 돌리고 있다. KT가 비용절감 차원에서 해당 업무의 하청업체 외주 비율을 내년까지 50% 늘릴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KT서비스’ 직원들의 구조조정이 있다는 게 'KT서비스'의 주장이다.엔씨소프트는 최근 구현범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위원장으로 6명으로 구성된 '변화경영위원회'를 발족했다. 크래프톤 역시 사내 개발 스튜디오를 분사해 독립 법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컴투스도 최근 메타버스 계열사 컴투버스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 절차에 착수했다.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엑스엘게임즈도 '아키에이지' 개발팀을 대상으로 전환배치 시행 및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LG에너지솔루션 역시 미국 현지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해고 절차는 투명하게 진행될 예정이며, 대상자들에게 퇴직 위로금 및 이직 지원 서비스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현오영 미시간공장 법인장은 현지 "미시간 공장에 증설투자를 진행하는 데 따라 일부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하고 이전하는 만큼, 기존 인력을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졌다"면서 "해고는 12월과 내년 1월 사이 이뤄질 것이며 이달 말까지 통보를 마치 것"이라고 전했다.이번 인력 감축은 최근 낮아진 전기차 수요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434만2487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0∼2021년 전기차 판매 대수가 115.0% 늘어난 점과 비교하면 둔화세가 뚜렸하다.
전기차 수요 감소와 증설에 따른 일부 생산라인 가동 중단에 따른 것으로 장기 투자계획 변화 없다지만 1500여명 직원 중 12%에 달하는 170여명이 대상에 포함되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