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역대급 실적IFRS17 가이드라인 적용 후 +2686억"장기보장성 영업전략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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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작업에 돌입한 롯데손해보험이 애초 57억원 적자가 예상됐던 3분기 누적 순익이 단박에 2629억원으로 불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가이드라인 중 '소급법'을 적용한 결과다.
대다수 보험사가 가이드라인 적용후 실적이 크게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다만 롯데손보의 영업수익이나 투자손익 등 펀더멘탈(기초체력)은 크게 바뀌지 않아 회계변동에 따른 일시적인 결과라는 분석이다.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2629억원을 거뒀다. 3분기에만 1816억원의 순익을 올려 지난 1분기 794억원 이후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웠다.이번 3분기 실적은 금융당국의 IFRS17 가이드라인이 적용된 첫 실적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지대했다.
금융당국이 마련한 가이드라인은 올해부터 새 회계제도인 IFRS17이 도입되자 보험사들이 장부상 이익 규모를 키우기 위해 계리적 가정 값을 자의적으로 정해 실적을 부풀렸다는 지적이 이어진데 따른 조치였다.
특히 손보사들이 실손보험의 손해율 가정 값을 낙관적으로 산출해 실적을 과도하게 늘렸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계리적 가정 값을 보수적으로 잡도록 지침을 내렸고 대다수 손보사가 실적 감소를 겪었다.롯데손보는 가이드라인을 활용해 올해 3분기 뿐만 아니라 지난 1·2분기와 작년 전체 등 이미 작성한 재무제표에도 적용해 수치를 고치는 '수정소급법'을 택했다. 가이드라인으로 입을 손실을 올 3분기외 다른 시기에도 분산한 것이다.실제 기존 재무제표는 그대로 두고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3분기에 일시에 반영하는 전진법을 적용하면 롯데손보는 3분기 누적 57억원 적자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계리적 가정을 적용하면 적자 기업이 됐을 거란 의미다.57억원 적자 기업이 2629억원 흑자 기업으로 바뀐 이유는 가이드라인 적용 '시점'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당초 전진법을 원칙으로 삼았지만 일부 보험사가 계리적 가정값을 바꾸면 순익과 직결되는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이 크게 줄어 직전 분기와 비교해 감소 규모가 너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국은 올해에 한정해 수정소급법을 허용해주기로 결정했다.실제 롯데손보는 지난 1분기 당기순익을 794억원에서 564억원으로 230억원(29%) 감소한 것으로 수정 공시했다. 2분기에는 336억원에서 24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앞서 지난해 1분기에도 105억원 흑자에서 13억원 적자로 변경했다. 지난해 2분기는 40억원 적자에서 109억원 적자로 적자폭이 커졌다. 이처럼 앞서 발표된 재무제표를 변경하는 수정소급법을 통해 가이드라인 영향을 반영했다.마찬가지로 영업이익 역시 올해 1분기 1050억원에서 761억원으로 289억원(28%) 줄어든 것으로 공시했다. 2분기에는 474억원에서 321억원으로 감소했다. 그 결과 3분기에는 236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수정 소급법은 금감원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진행한 것으로 그 자체에 '낙관', '보수'의 개념이 없다"며 "오히려 보수적인 가정을 통해 CSM 변동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
특히 롯데손보의 펀더멘탈은 큰 변화가 없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총 자산은 지난해 말 16조7645억원에서 지난 3분기말 13조6780억원으로 18.4% 가량 줄었다. 보험영업수익도 지난해 3분기 누적 1조1786억원에서 올해 3분기까지 1조1714억원으로 0.6% 다소 감소했다. 투자영업수익도 같은 기간 9482억원에서 7419억원으로 21.8% 줄었다.
이에 대해 롯데손보 관계자는 "자사의 실손보험에 대한 가이드라인 자체가 보수적이라 CSM 규모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소급법을 통해 손실 규모를 앞선 재무제표에 모두 반영했기 때문에 3분기 실적부터는 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실적은 장기보험 손해율이 개선되고 신계약 CSM 확보의 영향이 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