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등 에어부산 분리 매각 위한 TF 구성키로조원태 회장, 통합 LCC 거점 두고 ‘인천’ 못박아“합병 심사 이후 논의돼도 늦지 않아”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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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부산이 지지부진한 모회사 합병 속도에 지역사회에서 분리 매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 거점 항공사로서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한편 섣부른 기대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부산시와 부산상공회의소, 지역 재계 등은 이달 내로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위한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계획이다.

    TF는 부산 지역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에어부산 인수를 추진할 수 있도록 돕고 연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후 아시아나항공 주채권단인 KDB산업은행에 매각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의 모회사이자 지분 41.89%를 쥔 최대주주다. 에어부산 시가총액이 3546억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약 1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기타 수반비용까지 고려하면 지분 인수를 위해 부산 재계에서는 2000억원가량의 자금을 동원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말 에어부산의 모회사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 합병이 결정되면서 양사 산하의 LCC들도 통합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계열 LCC로 진에어를 두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부산에서는 양사 합병 결정 당시부터 통합 LCC 거점은 부산에 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2029년 개항하는 가덕도 신공항에서 지역 경제 발전을 도모할 지역 거점 항공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통합 LCC는 진에어 브랜드로 운항하고, 인천국제공항을 허브로 삼겠다며 못 박은 상태다.

    이에 분리 매각을 요구하는 부산시의 목소리는 더 커진 상태다. 최근 부산 시민단체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아시아나 자회사로 묶인 에어부산의 경쟁력이 악화하고 있다”며 “통합 LCC 추진과 관계없이 에어부산 분리 매각을 통해 독자 생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양대 항공사 통합이라는 선결과제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에어부산의 분리 매각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남아있는 유럽연합(EU)과 미국과, 일본의 기업결합 승인 결과를 지켜본 뒤 방향을 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직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에어부산의 분리 매각 얘기는 섣부른 감이 있다”며 “다만 에어부산이 아시아나 밑에 있으면서 지역 기반 항공사의 색을 강하게 내긴 어려웠을 것이라 본다. 지역 입장에서는 거점 항공사의 역할이 아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컨소시엄이 추진되더라도 항공업에 이해가 있고 대규모 자본을 투입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며 “대한항공 합병 심사 과정을 지켜본 뒤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