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 "수가 개선 동시에 전달체계 확립" 흩어진 소아과 전문의 '선택과 집중'… 종별 네트워크 형성이 답완화된 지정 기준보단 지정 후 운영 가능한 정책지원 지속이 중요
  • ▲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 ⓒ박근빈 기자
    ▲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 ⓒ박근빈 기자
    소아 의료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수가 개선 등 의사 유인책이 발동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안정적 의료전달체계를 정립하기 어려운 구조에 있기 때문이다. 현시점 선결과제는 흩어진 인력을 모아 선택과 집중을 하고 이를 위해 지역별 소아과 전문병원 육성이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국내 유일 소아과 전문병원인 우리아이들병원(구로, 성북) 2곳을 운영하고 있는 정성관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이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전국 권역별로 전문병원 지정을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늦었지만 정부가 소아과 분야에 수가 개선 등 긍정적 변화를 예고한 것은 긍정적이나 소아 의료의 엉킨 매듭인 전달체계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 위험요인은 여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소아과 오픈런 등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줄어든 의료기관의 숫자만큼이나 아이들의 증상에 맞는 적절한 의료기관을 찾지 못하는 데 있다. 

    통상 경증~중증 환자들이 의원~상급종합병원, 소위 1~3차로 이어지는 전달체계에 입각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소아과 영역은 이 단계가 무너졌다. 이 때문에 '붕괴'라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 

    정 이사장은 "소아과 전문병원은 개원가와 대학병원 사이 유기적 흐름을 갖게 하는 중심축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정부 역시 이러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문병원 중심 협력진료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실제 우리아이들병원은 경·중등증 외래 및 입원, 검사, 처치, 휴일 및 야간 등 취약 시간대 진료를 수행하면서 상급종합병원 의료진과 핫라인을 구축했다. 동시에 개원가 및 각 분야 전문병원과 협력체계를 형성해 적기에 치료를 받는 구조를 만들었다. 

    소아과 전문병원의 역할을 입증한 상태로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각 지역의 소아 의료공백을 막는 기능을 확보하자는 주장이다. 이는 다수의 소아과 의료진을 확보한 아동병원의 역할론 확대로도 읽힌다. 
      
    그는 "소아 의료의 공백을 막기 위한 전달체계를 형성하려면 현재 유일한 2곳의 우리아이들병원뿐만 아니라 각 지역별로 전문병원이 만들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각 의료기관이 종별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때 안정적 진료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선 소아과 전문병원으로 유인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수적이라고도 했다. 이는 전문병원제도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각 병원이 '전문' 타이틀을 받기 위해 들이는 투자 비용은 많지만 실제 수가 혜택은 부족한 현실이다.

    정 이사장은 "소아과 전문병원 선정 기준을 완화해 단순히 숫자를 늘리자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지정 후 정상적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