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법안처리 공감대 형성…"속히 통과시킬 것"정비사업 규제완화 골자지만 업계 불황 '걸림돌'일산, 5개도시 가운데 집값 상승률 가장 뒤쳐져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여야가 '1기신도시 특별법' 처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연내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고금리·공사비 인상 등 업계 불안요인이 여전해 특별법이 통과돼도 사업 추진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이른바 1기신도시 특별법으로 불리는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통과를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국회에서 경기 분당과 일산, 산본 등 1기신도시 주민들과 '노후계획도시 정비특별법 간담회를 열고 법안 통과를 공언했다.

    간담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작년부터 1기신도시 몇곳을 돌아봤는데 배관이 부식된 곳도 있고, 누수가 빈번하고, 주차나 층간 소음 등 매우 어려운 여건인 것을 확인했다"며 "절대 희망고문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더이상 주민들을 마냥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며 "여당도 모든 정치력을 발휘해 특별법을 올해내로 반드시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했다.

    당초 지역 차별 및 부동산 시장 불안 유발 가능성 등으로 법안 통과를 반대했던 더불어민주당도 입장을 바꿔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달 13일 열린 당 노후계획도시 주거환경개선 특별위원회의에서 "국민의 생활안전과 편의성을 높이고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1기신도시와 노후계획도시의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국토교통위 소위원회에서 심사중인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 3월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1기신도시 특별법은 조성후 20년이 넘은 100만㎡이상 택지를 대상으로 안전진단을 면제 또는 완화하고, 용적률 상향과 리모델링시 가구수 증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현재 200% 안팎인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높이는 방안이 핵심으로 꼽힌다.

    이같은 공감대 형성으로 이날과 29일 예정된 국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법안이 통과되면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5개 1기신도시뿐 아니라 서울 목동·상계·중계, 부산 해운대, 대전 둔산 등 전국 51개 지역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1기신도시내 아파트들은 평균 용적률이 법적 상한선을 모두 채운 것으로 파악돼 법안 통과를 기점으로 재건축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하지만 일각에서는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 등 업계 불안요인이 여전해 특별법이 통과돼도 사업 추진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특별법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전체 계획수립에 착수해야 하고 조합 구성원간의 의견합치가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차질이 발생하면 법안 통과와는 무관하게 사업 속도에 지장이 초래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정비사업을 통해 수익이 나려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등 시장 환경이 받쳐줘야 한다"며 "현재 시장이 침체돼 있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여전히 시행되고 있는 등 사업여건은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특별법 통과 기대감에도 1기신도시내 집값은 아직 탄력을 받지 않은 모습이다.

    그중 일산은 특히 가격 상승률이 가장 더딘 것으로 집계됐다.

    리얼투데이가 KB부동산 통계를 토대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기준 일산신도시가 있는 동구의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641만원으로 10년전 349만원보다 83.6% 상승했다.

    같은기간 분당신도시가 속한 분당구는 ㎡당 582만원에서 1431만원으로 145% 증가했다.

    일산은 평촌과 비교했을 때도 가격 상승 속도가 뒤처지고 있다.

    평촌신도시가 속한 안양시 동안구의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447만원이었지만 지난달 929만원을 기록해 107% 상승했다.

    부천이나 산본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부천과 산본은 10년간 ㎡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각각 94.4%, 85.2% 상승했다.

    이처럼 1기신도시중 일산의 가격 상승이 유독 뒤처진 이유로는 수도권 남부 위주 개발과 일산 및 주변 지역의 공급 과잉이 지목된다.

    서진형 대표는 "결국 경기권 신도시내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서울 접근성'"이라며 "특히 강남으로 갈 수 있는 교통여건이 좋지 않다면 자연스럽게 수요도 줄어들고 가격 상승도 더디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