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거래량 11월 2262건…매물 8만건 육박매매수급지수 88.2…7월 87.4이후 13주만 최저치 정책대출 종료·고금리·입주물량 증가 '복합영향' 내년 역전세난·이자부담 가중 탓 5%이상 하락예상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집값 바닥론'에 힘입어 반짝 회복세를 보이던 서울 주택시장에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아파트값 오름세가 주춤하면서 하락거래가 잇따르고 있지만 이마저도 좀처럼 거래가 뒤따르지 않으면서 매물이 쌓여만 가고 있는 형국이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1차아파트' 전용 196㎡ 3층 매물은 지난달 67억원에 거래됐다.

    해당아파트 동일면적 경우 13층 매물이 지난 4월 78억원에 손바뀜된 점을 감안하면 직전 고가대비 무려 11억원이나 하락한 셈이다.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 리버뷰 신반포' 전용 78㎡ 7층 매물은 지난달 31억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지난 8월 같은면적 33층 매물이 34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두달사이 3억원이 빠졌다. 올해 최고가인 37억원보다는 6억원 하락했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도 하락장을 맞았다. 올 9월 57억5000만원에 거래된 전용 116㎡ 27층 매물은 지난달 같은평형 12층 매물이 52억8000만원에 손바뀜돼 4억7000만원이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가격을 견인하는 강남지역에서 가격하락이 잇따르자 주변 다른지역으로 이 같은 기조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전국적으로 집값하락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이달 20일기준 서울 아파트가격은 직전주 대비 0.03% 올랐지만 상승폭은 줄어들었다.

    특히 강남구 경우 직전주보다 0.02% 떨어져 31주만에 하락전환됐다. 강북구와 노원구는 각각 0.03%, 0.04% 하락해 3주연속 내림세를 보였고 도봉구는 전주대비 0.01% 줄어 하락전환됐다.

    구로구 역시 같은기간 0.02% 줄어 2주연속 동일한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과 대구는 각각 직전주보다 0.03%, 0.02% 하락했으며 경북에서도 0.02% 감소세가 나타났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 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3861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9월 3371건, 10월 1788건으로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월별 거래량을 보면 1월 1412건에 불과하던 거래건수는 2월 2454건, 3월 2988건으로 점점 증가하다 4월 처음 3000건대를 돌파했다.

    이어 △5월 3435건 △6월 3848건 △7월 3588건 △8월 3857건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11월 현재까지 거래량은 2262건으로 신고기한 30일이 아직 지나지 않아 집계된 수치보다 늘 순 있지만 그럼에도 2000건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가 2000건대로 집계된 것은 2~3월이후 처음이다.

    매매매물도 점차 쌓여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이 집계한 서울 매매 매물건수는 23일 기준 7만8449건으로 8만건 돌파를 목전에 뒀다. 지난달 매물건수가 7만2815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한달새 9.6%나 증가한 셈이다.  

    직방 관계자는 "거래시장 위축으로 높은 가격에 대한 수요자 수용의사가 낮아졌다"며 "동시에 매도자 역시 가격인하로 인한 손해를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 서울 한강변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한강변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이미 매매수급지수는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23일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2로 전주대비 0.5%p 하락했다. 이는 지난 7월24일 87.4를 기록한이후 13주만에 최저치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내년 부동산시장 전망리포트에서 "정책대출 종료, 시장금리 상승, 입주물량 등 공급증가의 복합영향으로 10월이후 실거래가부터 다소 드라마틱한 가격하락을 전망한다"며 "내년 수도권 아파트값은 역전세난 확산, 이자부담 가중 등 영향으로 5%이상 하락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24년은 신규투자보다 지키는 한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재 시장상황을 보면 금리인하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 같다는 것과 경기둔화 우려, 급매물 소진에 대한 부담 등 수요자들의 불안한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 원인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지금과 같은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뿐만 아니라 지난달부터 전국적으로 거래가 현격하게 줄어드는 분위기"라며 "'L자형'·'상저하고'·'상고하저' 등 많은 전망들이 나오고 있지만 시장국면이 전환되려면 금리인하가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중 하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하락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가격 회복은 중심지 쪽이 주도했다"며 "다만 회복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해당 지역들의 가격 저항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은 매도와 매수 사이 간극으로 인한 숨고르기 국면으로 봐야하며 이 경우 가격이 빠지기도 한다"며 "강남과 같은 고가지역에서는 이때문에 가격 조정을 받는 측면이 있다"고 부연했다.

    윤지해 연구원은 매매시장 하락세가 이어지려면 전월세 가격이 떨어져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내년에 매매가 하락국면이 지속되려면 전월세 시장의 가격이 좀 떨어져야 한다"며 "하지만 최근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가격 회복세가 빠르기 때문에 현재의 추세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