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명 이니셜 KGM 론칭, 간판·레터링 적용이미지 제고, 해외시장 일원화 취지 설명상표권 선점 여파, 인지도 문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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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가 신규 브랜드 KGM을 론칭한 가운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해외시장과의 일원화와 이미지 제고를 내세웠지만, 상표권을 선점 당한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1일 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영문명 KG Mobility의 이니셜 ‘KGM’을 대표 브랜드로 론칭했다.향후 전국 판매 대리점과 서비스 네트워크에는 KGM으로 간판이 교체되며, 차량 레터링도 KGM으로 통일된다. KG모빌리티 측은 KGM을 해외 시장에서는 올해 4월부터 사용해왔고, 기업 이미지 제고와 일원화를 위해 국내 시장에 통일시키게 됐다는 입장이다.하지만, KGM 론칭 배경에는 상표권 분쟁이 있다. 지난해 8월 쌍용자동차가 KG그룹에 인수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당시 사명을 KG모빌리티로 추측하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를 노린 해외 상표권 사냥꾼은 유럽에서 영문명 KG Mobility를 먼저 등록했다.특허청은 지난해 9월 KG Mobility 상표권 등록 절차에서 거절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협약으로 인해 EU 회원국 내에서는 상표를 등록해놨을 때 자동으로 효력이 발생한다고 해석했기 때문이다.상표권 사냥꾼은 KG모빌리티에 상표권 사용에 따른 로열티를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특허청은 기업 사냥꾼이 우선권을 가진 상표권의 효력에 대해 검토하고 있고, KG모빌리티도 의견서를 제출했다는 설명이다.KG모빌리티는 해당 네이밍 방식이 KG그룹 계열사에서 이미 쓰고있는 방식인 만큼 상표권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악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선점한 것이기 때문에 영문명을 쓰더라도 문제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최종 판단은 법원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길게는 1년 넘게 이어질 상표권 분쟁 결과에 따라 영문명 KG Mobility를 국내에서도 쓰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KG모빌리티는 국내에서 영문뿐만 아니라 국문과 KGM까지 등록해 놨고, KGM을 활용한 브랜딩 전략을 내세우게 된 상황이다.이번 브랜딩에는 대리점과 서비스센터 간판, 차량 레터링 등이 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1월 초부터 간판 교체 작업을 시작했는데 이미 KG모빌리티가 아닌 KGM으로 결정해놓은 만큼 발생한 피해는 없다는 설명이다. 후면부에 장착하던 KG MOBILITY 레터링은 1일부로 KGM으로 교체된다.앞서 KG모빌리티는 올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쌍용자동차’에서 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KG그룹의 자동차 부문 계열사라는 정체성과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한 비전이 담겼다.KG모빌리티가 내건 전략은 서서히 변화시키는 ‘페이드 아웃’ 방식이다. 단숨에 바꾸기보다는 쌍용차의 헤리티지를 지키면서도 순차적으로 KG모빌리티로 바꾸면서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취지다.곽재선 KG그룹 회장도 간담회 등 자리를 통해 이러한 전략을 내세우고, KG모빌리티로 전환을 추진하는 점을 분명히 해온 바 있다. 곽 회장은 9월 기자간담회에서 “아직 KG모빌리티와 쌍용차가 혼재되고 있는데, 쌍용차의 브랜드를 바로 단절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판매대리점의 경우 연말까지 간판을 KG모빌리티로 전부 교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업계에서는 쌍용자동차에서 KG모빌리티로 변경하는 데도 상당한 혼란을 겪었던 만큼 새롭게 KGM을 브랜딩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거라는 예상이 나온다.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꾼 이후 1년 가까이 인지도를 쌓아왔지만, 아직 쌍용자동차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업계 관계자는 “통상 브랜드를 변경하고 자리잡는데 3년 정도 시간이 걸리는 걸로 본다”며 “KGM이라는 브랜드명이 잘 와닿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만큼 브랜딩 전략을 면밀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