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보다 유행파 크지 않아도 '무너진 전달체계' 문제엑스레이 촬영 후 입원 수순… 전문의·전공의 부재 심각최용재 아동병협회장 "당국의 적극 대처… 표본감시 확대"
  • 독감,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이 확산하며 아동병원에 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연합뉴스
    ▲ 독감,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등이 확산하며 아동병원에 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서 확산 중인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국내 유행과 관련 방역당국은 지난 2019년 대비 올해 상황이 심각하지 않다는 통계를 내놓았지만 의료계는 안일한 대처라고 반발하고 있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체계가 무너진 상황이라 4년 전 수치와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감염된 영유아의 상황이 중증으로 변할 경우,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환경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최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국내에서 3~4년 주기로 유행이 발생한 감염병이다. 올해 9월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 4주간 입원환자가 1.6배 늘었지만 2019년 당시 유행보다 낮은 수준이다.

    질병청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입원환자는 2019년 47째주 544명이었으나 올해는 270명"이라며 "4년 전 마지막으로 유행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도 환자 발생 추이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 차원에서는 통계를 기반으로 유행파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지만 문제는 2019년과 달라진 소아과 의료체계다. 

    마이코플라즈마는 대체로 9세 미만 아동에서 발견된다. 초기증상이 독감과 비슷해 가볍게 여기다 조기 치료 기회를 놓칠 수 있고 엑스(X)레이 촬영을 통해 폐렴을 확인한 순간 입원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의료전달체계가 유지되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현재 소아과 현장은 부족한 인력으로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다수의 감염병 대응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한 소아과 원장은 "발열과 기침이 나온 이후 엑스레이상 허옇게 폐렴이 발견되는 상황이 허다하다"며 "빠르게 2~3차 병원으로 이동을 하는 등 조속한 대응이 필요한데 상위 병원으로의 의뢰가 쉽지 않다"고 했다. 

    동네 소아과에서 대응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가면 대학병원으로의 전원이 필요한데 전공의, 전문의 부족 사태와 맞물려 안정적 진료체계가 끊겨버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2010년 9월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전국에서 처음으로 소아응급실로 지정된 곳인데 주 7일에서 주 5일로 축소 운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소아과 의사인력 부재가 심각한 실정임이 드러난 것이다.

    결국 마이코플라즈만 폐렴은 국내 의료 수준에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환인데도 무너진 소아과 구조 탓에 유행파가 번지면 소아진료 대란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은 "2019년과 다른 무너진 소아과 현실을 직시하고 정부 차원의 적극적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매일 아이들을 보면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심정인데 현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 답답하다"고 했다. 

    이어 "인도나 대만 등에서는 중국 여행 자제라든지 마이코플라즈마 자국 유입을 예방하기 위해 경계령까지 취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우리는 신종감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는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금도 소아과 진료대기 시간은 3~4시간은 기본인데 만약 마이코플라즈마가 국내에서 더 확산하면 대응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당장 시급한 과제로 표본감시체계를 전향적으로 확대해햐 한다는 제안이다. 

    그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과 독감 등 소아 감염 환자를 가장 많이 진료하는 곳은 아동병원으로 소아감염 표본 감시 의료기관으로 아동병원을 포함시켜 정확한 환자 표본감시가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