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보험채 3조1540억… 전년比 22% ↓푸본현대 7.4%, 롯데손보 7.29% 등 금리 껑충내년 12개 보험사 2조5740억 만기 도래"일부 보험사 차환여력 없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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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채권금리가 치솟으면서 보험사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돼 유동성 확보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만 만기도래하는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규모가 2조6000억원에 달해 조기 상환에 차질을 빚을 보험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7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발행된 보험채 규모는 총 3조154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조550억원) 대비 22.2%(9010억원) 줄었다.

    보험사별로 발행 규모를 보면 한화·교보생명(5000억원)과 KDB생명(4260억원), 신한라이프(3000억원), 푸본현대생명(2680억원), 코리안리(2500억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 

    올해 발행한 보험채는 모두 후순위채다. 보험사 후순위채는 보통 10년 만기로 발행되지만 5년 후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5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자본으로 인정되는 한도가 줄어드는 만큼 보험사들도 후순위채 조기상환(콜옵션)을 실시하는 게 일반적이다.

    조기상환 시엔 신규 채권발행을 통해 상환하는데 올해 발행한 후순취채 대부분 5년 전에 발행한 후순위채의 조기상환을 위해 발행된 것이 이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발행한 보험채 표면금리를 보면 7%대가 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월 발행된 농협생명보험의 2500억원 규모 후순위채의 경우 5.5%대에서 발행됐다. 2월 발행한 푸본현대생명의 6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도 6.2% 금리였다.

    하지만 푸본현대가 지난 9월 발행한 300억원 규모 후순위채의 금리는 7.4%까지 뛰었다. 1년도 안돼 1%포인트(p) 넘는 금리격차가 발생한 셈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4일 롯데손해보험은 7월에 이어 또 다시 7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당초 발행규모는 400억원이었지만 초과수요가 몰리면서 증액 발행을 결정했고 지난 7월 7.5% 금리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7.29% 금리가 주어졌다.

    2018년 발행한 후순위채의 금리는 5.32%에 불과해 2%p 가까이 금리가 상승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은 5년전 5%대에 빌린 채권을 갚기 위해 7%가 넘는 이자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까지 보험사에 만기도래하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규모가 2조원이 넘는다는 점이다. 괸련업계에 따르면 내년 말까지 총 12개 보험사에서 발행한 2조5740억원의 자본성증권이 만기 도래한다. 상반기에만 절반 가량인 1조2440억원이 몰려있다. 

    5년 전인 2019년경 올해 도입된 새 국제회계(IFRS17) 및 신지급여력(K-ICS) 제도를 준비하려 자본 확충에 나섰던 결과다. 급기야 일부 보험사는 이자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차환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로 자본 확충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한데 내년까지 시중금리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또다시 채권시장이 급격한 변동을 보일 경우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지급여력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