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265개 기업 조사…“삼성전자 큰 폭 감소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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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요 기업의 잉여현금흐름(FCF) 누적액이 최근 2년 새 감소세를 보이더니, 올해 3분기에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상장사 중 3년 비교가 가능한 265곳의 개별 기준 FCF를 조사한 결과, 올해 1∼3분기 총 누적액은 –2조5787억원으로 나타났다.

    FCF는 기업이 창출한 수익(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등 지출(자본적 지출)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말한다.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과 배당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연간 FCF 누적액은 2021년 1∼3분기 56조6987억원에서 작년 동기 2조5782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어 올해에는 지난해 대비 5조1569억원이 또다시 줄며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올해 영업활동현금흐름 누적액은 82조3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8% 증가한 데 그쳤으나, 같은 기간 자본적 지출 누적액이 84조5818억원으로 7.4% 증가한 결과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 업종의 FCF가 3분기까지 누적 17조3531억원으로 가장 양호했다. 

    기아(7조2480억원)가 작년 동기 대비 76.4% 증가해 4위에서 1위로 순위가 상승했고, 현대자동차(6조269억원)도 546.9% 늘어 작년 동기 18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계열사 현대모비스(2조7040억원)도 일반 기업 중 3위이자 통합 4위로 이름을 올렸다.

    1조원 이상 FCF 누적액을 보인 기업은 모두 18곳으로 조사됐으며 이 가운데 일반 기업이 9곳, 금융사는 8곳, 공기업은 1곳이었다.

    공기업 중 FCF 누적액이 가장 많은 곳은 한국가스공사(4조8584억원)였고, 금융기업 중에서는 KB금융(2조942억원), 카카오뱅크(1조8458억원), DB손해보험(1조8342억원), 하나금융(1조7076억원), 현대해상(1조6876억원)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조사 대상 265개 기업 중 FCF가 증가한 곳은 153개사(57.7%)로 절반이 넘었으나, 반도체 산업 불황으로 삼성전자(-7조8785억원)가 큰 폭의 감소를 보여 전체적으로는 부진했다. 삼성전자의 FCF는 작년 동기 대비 11조8238억원 줄어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HMM(-3480억원)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FCF가 9조3973억원 줄어 감소 폭이 두 번째로 컸다.

    3분기 기준 FCF 마이너스 규모가 1조원 이상인 기업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기업은행(-14조9-51억원), 한국전력공사(-14조3792억원), SK하이닉스(-4조4324억원), LG디스플레이(-3조5587억원) 등 모두 12곳으로 조사됐다.

    공기업인 가스공사와 한국전력은 FCF 증가 규모가 각각 11조957억원과 9조3130억원으로 전체 조사 대상 중 1위와 2위를 차지했으나, 이는 지난해 기저효과에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일반 기업 중에서는 현대차(5조953억원), 기아(3조1392억원), 포스코홀딩스(2조6495억원), HDC현대산업개발(2조778억원) 등 순으로 증가액이 컸고, 금융기업으로는 삼성카드(3조1852억원)가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