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美 FDA에 'MT10109L' 허가 신청2021년 기술수출 파트너 앨러간으로부터 반환아직 美에 출시되지 않은 액상형 제제 장점대웅제약·휴젤, FDA서 보완서류 서한 받아 지연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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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디톡스가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 진출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었다. 미국 시장 진출은 메디톡스가 10여년 넘게 추진해 온 오랜 숙원사업인데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 ‘MT10109L’의 허가를 신청했다.

    MT10109L은 메디톡스가 2013년 9월 미국 에스테틱 기업 앨러간에 최대 3억6200만달러(3898억원)에 기술수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하지만 앨러간은 2018년 12월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에서 환자 투약을 마치고 데이터 분석을 하는 도중 2021년 9월 돌연 기술이전 계약을 해지하고 MT10109L을 메디톡스에 반환했다.

    메디톡스는 글로벌 1위 보툴리눔 톡신 기업 앨러간을 활용해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에는 차질이 빚어졌지만 앨러간으로부터 MT10109L 관련 임상 자료들을 넘겨받은 뒤 데이터 분석을 마무리한 끝에 ‘자력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향후 FDA 승인 이후 미국 판매방법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으며 직판(직접판매)과 유통사를 통한 판매 가능성 모두 열어놓고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MT10109L는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기존 동결 건조된 제품은 시술 전 희석하는 과정에서 오염되거나 시술자에 따라 희석농도가 들쑥날쑥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여기에 MT10109L는 제조과정에서 동물유래 성분을 사용하지 않아 동물유래 바이러스 감염 위험도 크지 않다는 게 메디톡스 측의 설명이다. 미국에 출시된 제품 중 액상형 제품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메디톡스가 FDA로부터 MT10109L 허가를 받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FDA의 승인을 받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도 2018년 5월 보완요구 서한(CRL)을 받은 바 있다. 대웅제약은 재도전 끝에 2019년 2월 FDA의 허가를 받고 같은 해 5월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통해 미국 시장에 나보타를 출시했다. 미국에서 나보타 매출은 지난해 1억4860만달러(1915억원), 올 3분기까지 1억4108만달러(1819억원)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허가 과정이 마냥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셈이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점유율 1위 기업 휴젤의 미국 시장 도전기도 험난하다. 2021년 3월 처음으로 FDA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국내명 보툴렉스)의 허가를 신청했지만 2022년 3월 처음으로 CRL을 수령했다. 같은 해 10월 두 번째 허가를 신청했지만 올 4월 두 번째 CRL을 받았다. 8월 말 보완서류를 제출해 FDA에 허가를 다시 신청한 상태로 휴젤은 내년 1분기 내 FDA의 승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승인을 받기 전까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메디톡스를 포함해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이 미국 시장에 사활을 거는 것은 시장성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72억3000만달러(9조3000억원)로 추산된다. 이 중 미국 등을 포함한 북미 지역 시장 규모는 47억7000만달러(6조1000억원)로 전체의 약 66%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