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한국경제 희망을 다시 쏜다]'렉라자' 2025년 내 연 매출 50억달러 장밋빛 전망유한양행, 연간 최대 5억달러 로열티 수익 예상HLB, '리보세라닙' 직판 계획… 美 출시 5년내 매출 3조원 기대HLB, 사업구조 개편하며 리보세라닙 상용화 대비
  • ▲ 유한양행 로고(왼쪽)와 HLB 로고.ⓒ각사
    ▲ 유한양행 로고(왼쪽)와 HLB 로고.ⓒ각사
    2024년.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새 희망을 품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3년째 되는 해이자 여러 의미로 중요한 총선이 열리는 해이다. 한국 경제를 보면 올해도 녹록잖은 한 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밖으로는 신냉전으로 불리는 미·중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미 대선이 치러진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그에 따른 경제 블록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금리 인하가 기대되지만, 그 시기를 두고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여전한 고물가 기조와 실업 한파 우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계대출 급증, 저출산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한가득이다. 새해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새 희망을 쏘아 올릴 성장 모멘텀은 무엇이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註>

    지난해까지 바이오시밀러, 위탁개발생산(CDMO)이 글로벌 시장을 호령했다면 2024년에는 신약이 K-바이오 위상을 드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에만 조 단위 규모의 계약을 맺은 기업이 4곳에 이를 정도로 신약개발 역량이 절정에 이른 만큼 글로벌 신약 출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연내 세계에서 가장 큰 의약품 시장인 미국 시장을 누빌 국산 신약으로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 리보세라닙)와 HLB의 면역항암제 ‘리보세라닙’이 꼽힌다. 두 의약품 모두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블록버스터 제품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렉라자의 글로벌 판권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옛 얀센)이 보유하고 있다.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렉라자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리브레반트’(성분 아미반타맙)의 신약 허가를 신청했다. 허가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내년 하반기 FDA의 승인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은 2018년 11월 유한양행으로부터 최대 12억5500만달러(1조4000억원) 규모에 렉라자를 도입했을 정도로 큰 기대를 걸었다. 

    제니퍼 토버트 존슨앤드존슨 제약부문 회장은 지난해 10월 투자자 대상 간담회에서 2025년 안에 연간 50억달러(6조45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신약 후보물질 중 하나로 렉라자를 꼽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이 렉라자 기술수출 당시 향후 상용화됐을 때 글로벌 매출의 8~10%를 로열티로 수령하는 조항을 넣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유한양행은 매년 최대 5억달러(6500억원)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HLB의 리보세라닙도 2024년 FDA로부터 승인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엘레바)가 지난해 5월 FDA에 간암치료제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 허가를 신청했는데 보완요구 서한(CRL)을 받는 등의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내년 상반기 내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HLB는 FDA의 리보세라닙 승인에 자신감을 보이며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올 5월에는 캐시카우(현금창출원)였던 구명정사업 부문을 HBL이엔지로 물적분할하며 바이오사업에 보다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내년 중으로 코스닥에서 코스피(유가증권 시장)로 이전 상장 추진안을 확정했고 한국투자증권을 코스피 이전 상장을 위한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이전 상장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여기에 엘레바는 지난 10월에는 리보세라닙과 병용요법에 사용된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의 간암 분야 글로벌 판권을 최대 6억달러(8097억원)에 인수해 주주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HLB와 엘레바는 리보세라닙의 미국 내 직판(직접판매) 계획을 세우고 FDA 승인 후 3개월 뒤 미국 내 판매를 위해 뉴저지주를 시작으로 현지 주별 의약품 판매면허 확보에 나섰고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록을 추진 중이다. HLB는 리보세라닙 출시 이후 5년 안에 매출 3조원 이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보세라닙은 이미 중국에서 ‘아이탄’이라는 이름으로 항서제약이 위암·간암 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고 시판 중인데 지난해 7787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HLB는 리보세라닙을 위암과 간암 이외에도 선낭암, 대장암, 난소암 등의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