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이어 샤오미 순수 전기차 SU7 공개‘바퀴달린 스마트폰’ 구체화, 연결성 목표전통 OEM과 치열한 주도권 경쟁 예고
  • ▲ 샤오미가 공개한 전기차 SU7 ⓒ샤오미
    ▲ 샤오미가 공개한 전기차 SU7 ⓒ샤오미
    전기차 시장에 중국 전자제품 제조사 샤오미가 가세하면서 산업간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전통 자동차 제조사 중심의 산업 구조가 전동화 시대를 맞아 재편되는 분위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자사 최초 순수 전기차 SU7을 이달 중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향후 15~20년 안에 세계 5대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가 되고싶다”며 “목표는 포르쉐, 테슬라와 경쟁하는 드림카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전기차 기술력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SU7의 최대 주행거리는 800km를 확보했고,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2.7초대에 불과하다. 자체 개발한 전기모터는 2만7200RPM급 성능을 갖춰 2025년 완성차에 탑재할 계획이다.

    전기차 업계에서 후발주자인 샤오미가 내세우는 경쟁력은 가성비다. 샤오미 SU7이 경쟁상대로 지목한 테슬라 모델 S와 포르쉐 타이칸은 1억원대를 훌쩍 넘는다. SU7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40만 위안(약 73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될 방침이다.

    전통적 의미의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시대로 넘어오면서 산업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테슬라가 성역을 부수기 시작한 뒤, 중국 전기차 업체를 넘어 IT 기업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샤오미가 주목받는 이유는 IT 기업 중 가장 빠르게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진출에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전기차를 출시한 중국 IT 업체는 화웨이가 있지만, 자체 브랜드가 아닌 자동차 업체들과 모델을 공동설계하는 방식으로 생산한다는 데서 차이가 있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상대적으로 전기차 시장 진출에 뜸 들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며 샤오미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애플은 2026년에나 본격적으로 전기차를 출시할 거라는 예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자동차 분야에서 중국 IT 업체 샤오미와 화웨이에 추월당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IT 업체들이 다음 행선지를 전기차로 설정한 이유는 전기차가 이른바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갈수록 좁혀지는 중국 경제제재 포위망을 넘어서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부분도 읽힌다.

    전기차 시장 진출의 핵심은 자체 운영체제(이하 OS) 탑재다. 샤오미는 전기차 운영시스템에 자체 개발한 하이퍼 OS를 탑재했고, 화웨이도 자사 OS와 운전자 지원소프트웨어를 장착했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카플레이 수준의 폰 프로젝션 방식을 넘어, 자사 스마트폰을 비롯한 생태계와 심리스한 연결성을 추구한다는 목표다.

    샤오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차량 도어 잠금 해제 후 약 1.5초 만에 OS가 실행된다. 애플리케이션 연동과 비밀번호 없는 접근방식 등 스마트폰과 전기차 간 원활한 연결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미래 모빌리티의 중심이 되는 자율주행 기술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심인 IT 업체들이 자신있는 분야다. 샤오미는 자율주행 기술에 연구인력 1000여명과 총 47억원위안(약 8520억원)을 투입했다고 전했다. 위리궈 샤오미 자동차 부문 부사장은 내부 경영활동 강연을 통해 자사가 보유한 자율주행 기술이 테슬라보다 낫다고 자신했다.

    업계에서는 전통적 자동차 제조사들과 후발주자들의 전기차 주도권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IT 업체는 기술력과 자본을 기반으로 높은 완성도의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다”며 “전동화와 SDV가 화두인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