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소방서, 조류충돌·기상악화 사고원인 추정5년간 623건…주로 항공기 이착륙 직전후 발생
  • ▲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추락 사고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인명 구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추락 사고 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인명 구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29일 오전 발생한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조류충돌)가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년간 국내에서 600여건의 조류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정현 무안소방서장은 이날 오후 전남 무안공항에서 진행한 여객기 사고 브리핑에서 "조류 충돌 사고 등 기상악화가 사고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조류 충돌로 랜딩기어가 고장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류 충돌로 정상 착륙하지 못하고 상공을 돌다가 동체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여객기는 동체착륙을 시도 중 활주로 끝에 이를 때까지 속도를 줄이지 못했고 구조물과 부딪힌 후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공항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은 623건이다. 이 기간 조류 충돌로 회항한 항공기는 7편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108건에서 팬데믹으로 운송량이 급감한 2020년에는 76건으로 줄었다.이후 2021년 109건, 2022년 131건, 지난해 152건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공항 주변의 조류 서식지가 개발돼 새들이 공항 내 녹지대로 모여든 것이 조류 충돌 발생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충돌은 주로 항공기의 이륙 직후나 착륙 직전에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항공기가 빠른 속도로 상승 또는 하강할 때 새가 부딪힐 경우 충격은 배가된다고 분석했다. 시속 370km로 이륙하는 항공기에 몸무게 1kg 미만인 새 한마리가 부딪힐 경우 순간 충격은 5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가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 엔진이 망가지면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심하면 랜딩기어의 작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세계 항공시장이 조류 충돌 대응에 매년 1조원가량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국내 공항들도 새를 쫓기 위해 엽총, 음향기 등을 갖춘 조류 퇴치팀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