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대표이사 오른 이후 2연임 가능성 매우 높아'로카' 히트, 실적 개선 등 기업가치 제고 역할 톡톡'가계부채 우려'에 새 임기엔 '내실 다지기' 집중 전망
  • ▲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롯데카드
    ▲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롯데카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가 재선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대 주주의 매각 의사에 부합하는 기업가치 제고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데다 업계 전반에 '안정'을 꾀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다. 다만 금융시장의 가계대출 건전성 저하에 따른 부정적 전망이 팽배한 만큼 이번 '시즌3'에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분기보고서를 보면 조좌진 대표의 임기는 3월29일까지다. 롯데카드가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듬해인 2020년 대표이사에 올랐고, 2022년 3월 재선임됐다. 롯데카드 안팎에서는 오는 3월 말 열리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조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주요 카드사 수장들이 잇따라 연임에 성공한 가운데 조 대표의 연임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과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BC카드는 지난달 2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최원석 BC카드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단독 추천하면서 사실상 연임을 확정했다.

    조 대표 역시 2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지난해 9월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이미 전열을 정비한 만큼 뒤늦게 대표를 교체하면서 조직을 흔들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최적의 재매각 시기를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조 대표가 실적을 개선하는 등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주력한 점 등이 연임 성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언제 매각을 다시 추진할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때까지 조 대표는 기업가치 제고라는 과제를 꾸준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부터 매각작업에 착수하고 희망가를 3조원으로 제시했었다. 

    앞서 조 대표는 취임 4개월 만에 업계 최초로 세트카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로카(LOCA) 시리즈'를 선보이는 등 기업가치 제고에 힘썼다.

    이 시리즈는 인기를 끌면서 2020년 8월 출시 후 2년 만에 발급매수 200만장, 지난해 4월에는 300만장을 돌파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디지털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면서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카드 1위에 오르는 등 로카 흥행을 일으키기도 했다.

    조 대표는 과거 현대카드에서 마케팅총괄본부장을 맡아 'M카드' 신용카드 신규 브랜드 출시를 주도했던 경험이 있다. 현대카드 M카드는 신용카드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800만여명이 가입하면서 업계에서 손꼽는 인기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롯데그룹에서 독립한 롯데카드 입장에서는 자체 브랜드 경쟁력 확보가 중요했던 만큼 로카 시리즈의 흥행은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로카 브랜드 출시 이후 '로카365', '로카라이킷' 등 로카 시리즈 카드를 꾸준히 내놓으면서 실적 성장세를 이끌었다.

    실제 롯데카드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롯데카드의 별도 기준 순이익은 조 대표 취임 전인 2019년 571억원에서 취임 첫해 1307억원으로 84.6% 늘어났고, 이어 △2021년 2413억원 △2022년 2538억원 순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서는 3684억원을 기록,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순이익 달성을 앞두고 있다.

    수익성을 살펴보는 대표적인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 역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ROA가 1.67%에 달하는 등 조 대표 임기 4년간(2020~2023년 3분기 기준) 평균 1.31%로, 직전 4년(2016~2019년) 평균 0.71%를 크게 웃돈다. 

    영업기반 안정성의 가늠자인 회원 수는 2020년 842만명에서 2021년 861만명, 2022년 902만명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 3분기에는 934만명까지 늘어났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지난해 9월 조직개편을 한 점을 미뤄 대표가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MBK파트너스가 계속 재매각 시기를 보고 있는 만큼 현재로선 조 대표의 역량이 필요한 시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로서는 롯데카드를 매각해야 한다. 이 과정을 이끌어야 할 인물이 조 대표"라며 "업황이 좋지 않음에도 조 대표가 이끈 롯데카드의 실적이 꾸준히 증가했고, 브랜딩 측면에서도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교체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 ▲ 롯데카드. 사진=정상윤 기자
    ▲ 롯데카드. 사진=정상윤 기자
    문제는 올해 카드업계를 둘러싼 영업환경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당장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금리 상승 등 신용카드사를 둘러싼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하다.

    김태현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결제단가 상승은 긍정적이지만,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면서 결제서비스부문 실적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상반기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이상까지 올라갔다가 하반기에 하락전환했다. 한계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도 수익성 하방 요인으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특히나 높은 이자 부담과 고물가에 따라 한계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된 상태로,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위험이 커졌다.

    1개월 이상 실질 연체율은 3분기 기준 1.58%다. 2021년 1.00%, 202년 1.15%에 이어 2년 연속 늘어나면서 2019년 1.73% 이후 가장 높다.

    또한 저금리하에 꾸준히 개선된 자산건전성지표가 급격한 금리 상승 등으로 저하될 수 있는 만큼 조 대표 3번째 임기의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실장은 "지난해 자회사 매각이익(2608억원)에 따른 자기자본 증가로 3분기 레버리지배율이 전년 7배 후반에서 7.3배로 개선됐다"면서도 "비우호적 영업환경에 따라 이익창출 규모 확대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외형성장 속도와 자본적정성 추이에 대해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인수 4년째인 2022년 예비입찰을 했지만, 매각이 불발됐다. 지난해에는 별다른 매각 시도를 진행하지 않았지만 경색된 M&A 시장이 풀리면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매각희망가격인 3조원은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롯데카드는 최초 매물로 나왔을 당시 지나치게 가격이 높다는 이유 등으로 새 주인 찾기에 실패했지만,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출자자(LP)에게 일정한 수익을 보장해줘야 하는 만큼 가격을 낮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