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진료 금지 예고… 비급여 관리 대폭 강화 개원가 원장 VS 대학병원 교수 양극화 심화 의료전달체계 붕괴 등 부작용 발생 논란 '10조+α' 선언적 재정 투입 실체도 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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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의대증원을 앞두고 의료계 달래기용으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가 발표됐지만 후퐁풍이 거세다. 대대적으로 '10조+α'의 재정이 투입될 예정인데 대형병원 중심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여서 의원 원장과 대학교수간 양극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1차 의료를 상징하는 의원급에 각종 규제가 이뤄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2일 의료계에 따르면 개원가 중심으로 지난 1일 발표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소위 '동네의원 몰살' 정책으로 거론되며 그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비판이 강도 높게 나온다.지역,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필수조건은 1~3차로 이어지는 의료전달체계가 정립돼 경증은 동네의원에서 돌보고 중증일 경우 상급종합병원에서 고난이도 치료를 받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야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정책패키지에서 이러한 기본적 흐름을 배제한 것이 문제의 원인이 됐다. 과거 문재인 케어로 인해 급여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가 후려치기'를 당한 의사들은 보수 정권으로의 교체를 희망했었지만 오히려 핵폭탄급 규제가 이뤄지면서 반발심이 커진 모양새다.◆ 혼합진료 금지·개원면허 규제 등 논란 증폭개원가에서 현재 가장 큰 논란은 '혼합진료' 금지다.혼합진료는 급여와 비급여 의료행위를 함께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건보 적용이 되는 백내장 수술을 하면서 비급여인 다초점렌즈를 팔고 도수 치료와 물리치료를 같이 진행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제도 시행시 안과와 정형외과는 매출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일본은 혼합진료를 금지하고 있으며 독일의 경우는 필요시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저수가의 한계 탓에 유지됐지만 이번 정책패키지로 시행이 예고됐다. 급여화를 하지 않는 대신 비급여 영역을 틀어막는다는 방향성을 갖게 된 것이다.이 밖에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임상 수련과 연계한 '개원면허' 단계적 도입, 5년 단위로 신체‧정신 상태 조사를 통해 진료 적합성 검증체계 등 추진이 이뤄져 동네의원을 설립하는데 각종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이번 정책패키지는 개원 진입 장벽을 높이고 각종 규제로 개원가를 비롯한 의료 환경을 황폐화시켜 의사들을 반강제적으로 고위험, 고난이도, 저보상 영역으로 몰아넣으려는 최악의 보건의료 망책"이라고 주장했다.이어 "의대증원보다도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 자명하고 그 피해는 즉각적으로 의료 현장에 닥쳐올 것"이라며 "정부의 선제공격으로 전쟁이 시작됐으므로 대한의사협회는 무기한 파업투쟁을 포함한 모든 투쟁수단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했다.김동석 대한개원의협회장 역시 "개원가를 몰살하고 대형병원에만 중추적 역할을 부여한다는 식의 대책이 나온 것은 개원가를 악으로 규정한 역대 최악의 정책"이라며 "이제 동네의원과 대학병원 의사들이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며 그 피해는 온전히 국민의 몫이 됐다"고 지적했다.결국 국민의힘의 견고한 지지층 중 하나였던 의사사회가 이번 정책패키지를 통해 등을 돌리면서 4월 총선에 대응하자는 의견이 중점적으로 오가고 있다.◆ 동네의원 역할론 축소… 대형병원은 더 과밀화현재 국내 의료전달체계 정립을 통해 수도권, 대형병원 집중 현상을 억제하는 기전이 필수적인데 이 부분에 대한 보상이나 지원책 없이 1차 의료를 담당하는 동네의원의 역할론을 하향조정한 것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특히 정부가 선언적으로 강조한 필수의료 '10조+α'의 건보 재정 투입과 관련 업무 강도가 높고 저평가된 항목의 상대가치 점수 선별‧집중 인상에 집중돼 동네에서 환자들을 보는 개원가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다. 오히려 쏠림 현상 가속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대규모 재정 투입 역시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인한 건강보험 지출이 늘어나 적립금이 고갈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성이 내포됐다는 지적이다. 결국 국고 지원 비율을 늘려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데 이 역시 불투명한 상태다.서울 소재 내과의원 원장은 "기본적으로 개원가를 옥죄고 비급여 규제를 통한 의료비 절감에만 목적이 맞춰져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된 것"이라며 "전달체계 밑바탕에서 환자의 건강을 위해 버텨온 의사의 삶 자체에 대한 회의가 든다"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