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피고인 13명 범죄 증명 없다"사법리스크에 사실상 경영 올스톱이제서야 '뉴삼성' 시동 조직개편, M&A 등 신사업 활로 모색검찰 '항소' 여부 여전히 불안
  •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법원을 나서고 있다. ⓒ서성진 기자
    "피고인들은 모두 무죄"

    5일 오후 2시 5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에서 형사합의25-2부 박정제 부장판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기한 주요 공소사실마다 연이어 "증거가 부족하다",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못박았다.

    삼성 측은 무죄 판결이 나오자 안도하면서도 차분한 모습을 유지했다. 

    이 회장은 지난 3년 5개월 동안 106차례의 공판 중 대통령 해외순방 등 주요 일정 참여를 제외한 95차례 법원에 출석해 왔다. 수십차례 서초동으로 향하면서 이 회장의 경영 행보도 제한됐다. 사법리스크 해소에 집중하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신사업 투자, 대형 M&A가 우선순위에서 밀린 탓이다.  

    무죄 판결로 사법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이 회장의 경영 행보에도 변화가 기대된다. 1심 결과에 따라 항소심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경영 복귀와 관련한 이 회장의 보폭을 결정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선고였다.

    우선 현재 미등기 상태인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뉴삼성' 구축을 위한 조직 개편은 물론 인사 이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고현 한국무역협회 전무이사는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삼성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어 다행"이라며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한국 수출과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단 한 건의 혐의도 인정받지 못한 검찰의 항소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다. 임광훈 변호사는 "기초 사실관계만 동일하다면 검찰이 공소장을 변경해서 항소할 수 있다"면서 "구속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항소하는 경우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길게는 3~4년 이상 시간이 꽤 걸릴 수 있다"고 봤다.

    한편 이 회장 등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미전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1일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측 변호인은 "이번 판결로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며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신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