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성과급 앞두고 이견차1차 협상 결렬… 16일 재협상직원들 "실적·성과 무시한 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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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이달 직원들에게 성과급 지급을 앞두고 노동조합 측과 갈등을 겪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성과에 따른 초과이익분배금(PS)을 포함해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1350%를 제시했으나 직원들의 기대치보다 턱없이 낮아 반발을 사고 있다.15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노조와 PS 지급 기준을 두고 논의를 이어왔으나 이견차가 커 최종 기준안을 확정짓지 못했다.SK하이닉스 노사가 PS를 비롯한 지난해 연말 성과급 기준을 두고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달 들어 지난해 실적에 대한 집계가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성과급 기준 논의가 오간 것이다.SK하이닉스에서는 노조에 PS를 비롯한 초과분을 합해 '기본급의 1350%'를 기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아 기본급의 최대 1000%까지 지급하는게 PS 기준인데, 여기에 특별보너스 등이 추가적으로 지급되는 구조다. 이날 협상에서도 PS는 기준 상한선인 기본급의 1000%를 기반으로 특별보너스 규모를 기본급의 350%로 사측이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SK하이닉스 노사는 이날 협상에 이어 오는 16일 재협상에 나선다. 노조는 전날 협상에서 사측의 기준안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고 노조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측 제시안에 대해 공지하지는 않았다.하지만 노사 협의 첫 날 내용을 알게 된 직원들 사이에서 반발 기류가 거센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업계에서의 위상도 높아졌는데 보상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23조 4000억 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18년 메모리 반도체 슈퍼 호황기 수준을 넘어서는 정도다.반도체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빨라지는 고객사 AI(인공지능) 가속기 개발 속도에 맞춰 차세대 HBM인 'HBM4' 개발에 속도를 내야하는만큼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성과급 책정에 신중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높은 보상으로 직원들의 근로의욕을 고취해야하긴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생산능력 확장 등에 막대한 투자금이 동반되는만큼 재원 활용에 우선순위가 중요하다는 조언이다.SK하이닉스는 역대급 실적에 이은 역대급 성과급 지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보상과 동시에 직원들의 책임의식을 높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주주 참여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직원들의 희망에 따라 PS의 최대 50%까지 자사주로 받을 수 있고 1년 보유 시 참여 금액의 15%를 현금으로 보상하는 내용이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