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8곳-손보 7곳 등 15개사 경영진과 현안 간담회올해 감독·검사서 보험업권 상품설계·성과보상 중점 점검해외 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투자 손실위험에 위험관리능력 확보 주문
  • ▲ 금융감독원. 사진=권창회 기자
    ▲ 금융감독원. 사진=권창회 기자
    최근 단기납 종신보험을 비롯한 보험사간 과당경쟁과 보험설계사 스카우트 전쟁에 금융당국이 보험업계 경영진들을 불러 자제령을 내렸다.

    금융당국은 또 해외 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투자와 관련한 위험관리와 손실흡수능력 확충도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보험업권 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미래에셋생명·KB라이프생명·흥국생명 등 8개 생명보험사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NH농협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 등 7개 손해보험사의 부사장이 참석했다.

    금감원은 간담회에서 보험상품 판매 과당경쟁과 단기실적 중심 영업 등으로 인한 불건전 모집과 소비자 피해 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입원비·암통원일당 등 보장 한도 증액 경쟁, 단기납 종신보험 등 특정 상품에 대한 판매 쏠림, 설계사 스카우트 과당경쟁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법인보험대리점(GA)의 생보사 판매상품 가운데 보험계약마진(CSM)이 높은 종신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63%(신계약건수 기준)에 달할 정도로 단기실적에 치중한 판매 경쟁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올해 보험업권 감독·검사에서 불건전 영업 관행과 소비자에 대한 리스크 전가 등을 최우선으로 살펴보겠다며 보험업계에 경고장을 날렸다.

    이 수석부원장은 "단기이익에 급급해 소비자 신뢰를 저버리는 불건전 영업 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CEO 등 경영진이 깊은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올해 감독·검사에서 보험업권에 단기 실적주의와 판매 채널의 불건전 영업을 부추기는 유인구조는 없는지 점검하기 위해 상품설계와 성과보상 구조를 자세히 따져볼 계획이다.

    특히 최근 설계사 스카우트 경쟁과 고(高)수수료 위주의 모집 관행 때문에 부당 승환계약과 같은 불건전 모집이 우려되는 만큼 보험사와 GA업계가 과당경쟁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보장 한도를 과도하게 설계하거나 보장성보험인데도 높은 환급률만을 강조하는 불합리한 상품개발·판매에 대해서도 보험사(상품위원회 등) 스스로 잠재리스크를 자세히 검토하는 등 내부통제를 강화할 것도 요구했다.

    여기에 개정 '지배구조법' 시행(책무구조도 등)에 따른 신상품 기획, 판매 채널 관리 등에 있어 보험사 경영진의 강화된 역할과 책임에 대해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리스크를 전가하는 일부 잘못된 영업 관행 근절과 보험사의 리스크관리 역량 제고도 당부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예측하기 어려운 금융위험을 소비자로부터 인수해야 할 보험사가 오히려 소비자에게 더 많은 위험 감수를 조장하는 상품을 판매하거나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출시한 보험상품으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보험료 인상 등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해외 상업용 부동산을 비롯한 보험업계의 대체투자 손실위험 등 주요 리스크 현황과 손실흡수능력 등 재무건전성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보험사의 경우 장기채권, 부동산투자 등 불확실한 경제 상황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투자자산이 많은 만큼 다양한 상황 변화를 염두에 둔 철저한 위험관리와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주문했다.

    이 수석부원장은 "지금 보험업계는 급변하는 금융환경(판매 채널, IFRS17 등)과 대내외 불확실성, 성장 정체와 같은 여러 도전요인에 맞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혁신 노력이 절실한 때"라며 "판매 위주의 경쟁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보험서비스 개발 경쟁과 해외 진출, M&A 등을 통한 시장개척 노력을 병행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감독 당국도 일부 보험사·판매 채널의 불건전 영업 관행과 단기 출혈경쟁에 대해서는 감독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공정한 금융 질서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