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전국 의대에 증원 신청 공문…비수도권·소규모 의대 정원 확대 '관심'전공의 공백 메울 의대 졸업생들 인턴 임용도 포기…'의료 대혼란' 가속화 우려거점국립대교수회 "과도한 증원 요청한 의대 사과해야…정부도 한발 물러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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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전국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기로 한 가운데 증원된 정원을 각 의대에 배정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정부는 비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배정하되 각 대학의 제출 수요와 교육 역량, 소규모 의과대 교육 역량 강화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증원된 정원을 할당한다는 방침이다증원 인원 배정 작업이 이뤄지는 가운데 이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가속하고 있다. 의대를 졸업하고 전공의 수련을 앞둔 인턴들마저 임용 포기 선언을 하고 나선 것. 거점국립대 교수들도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성명문을 발표하며 중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25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전국 40개 의대에 3월4일까지 증원을 신청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현재 증원된 정원과 관련해서는 △비수도권 의대 중심 집중 배정 △각 대학의 제출 수요와 교육 역량 △소규모 의대 교육 역량 강화 필요성 △지역 의료 및 필수 의료지원 필요성 등을 고려한다는 기본적인 배정 원칙만 제시된 상태다.교육부는 수요 조사와 함께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배정 세부 원칙을 조율하고, 각 대학에 증원된 정원을 할당할 배정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복지부가 다음 달까지 의대 증원분의 학교별 배분을 마쳐 4월 총선 전에 확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배정 작업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이번에는 수요 조사 후 별다른 실사 작업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말 정부가 의대 증원 규모를 도출하기 위해 각 대학으로부터 수요 조사한 후 복지부 의학점검반 실사를 통해 각 의대의 증원분 수용 가능성을 이미 확인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정부가 '비수도권 의대 집중 배정' 원칙을 여러 차례 강조한 만큼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비수도권 의대에 배정될 증원분이다. 현재 전국 40개 의대 정원 3058명 가운데 비수도권 의대 정원은 27개교, 2023명(66.2%)을 차지한다.교육계와 의료계에서는 비수도권 의대 가운데에서도 소규모 의대를 중심으로 증원이 많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비수도권 의대 중에서는 건국대(충주)·대구가톨릭대·을지대·울산대·단국대·제주대가 정원이 40명으로 가장 작다. 강원대·충북대·가톨릭관동대·동국대(경주)·건양대·동아대도 49명으로 '소규모 의대'에 해당한다.그간 소규모 의대들은 의대 운영에 투입되는 자원에 비해 정원이 지나치게 작아 운영상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해 증원을 꾸준히 요청해왔다.현재 13개교에 1035명(33.8%)인 수도권 의대 정원 역시 비수도권만큼은 아니어도 소규모 의대를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도 성균관대·아주대·차의과대·가천대의 정원이 40명이다. 인하대 역시 정원 49명으로 소규모 의대로 볼 수 있다.교육부 관계자는 "(작년 말 수요 조사 때는) 전체 증원 인원을 몰랐던 반면, 지금은 2000명이라는 전체 규모를 알고 있으니 대학들이 작년보다 더 많은 수요를 제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배정 기준은 아직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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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확산하면서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직서를 내고 이탈한 전공의의 빈 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됐던 신규 인턴마저 임용을 포기하고 나섰다.실제 23일 기준 전남대병원은 다음 달 인턴으로 들어올 예정이었던 101명 중 86명이 임용 포기서를 냈고, 조선대병원은 신입 인턴 32명 전원이 임용 포기 의사를 밝혔다. 같은 날 기준 제주대병원은 입사 예정인 인턴 22명 중 19명, 경상대병원은 입사 예정 37명이 임용 포기서를 냈다.부산대병원에서도 다음 달 1일부터 근무하기로 한 인턴 50여명이 임용 포기 의사를 밝혔다. 충남대병원에서도 신규 인턴 60명이, 건양대병원에서도 30명이 임용을 포기했다.현장에서는 전공의 말년인 레지던트 4년차들이 집단 사직에 동참하거나 병원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대한의사협회도 다음 달 의료 현장에 지금보다 극심한 대혼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김성근 의협 비대위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서울시의사회 부회장)은 "3월이면 전임의들도 떠나간다고 한다. 3월에 들어와야 할 인턴이나 1년차 전공의들은 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며 "이제 대학병원 의사 30%가 3월이면 사라진다. 절망적 상황은 이제 시작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상황이 이렇자 거점국립대 교수들도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의대 교수들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입장문을 내고 나섰다.거국련은 각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대인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와 국립대학법인 서울대 등 10개 대학의 교수회장으로 구성된 단체다.거점국립대학교수회연합회(거국련)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정부와 책임 있는 의료단체는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의료정책 수립에 협력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의사의 수를 급격히 늘려 온 국민이 동등한 의료 서비스를 받게 하겠다는 현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사회적 갈등이 격화하고 국민 건강권이 위협받는 등 의료 공백 사태가 촉발됐다"며 "정부와 의료계는 조건 없는 협의를 통해 의료대란을 조기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의대 정원 문제는 백년대계인 교육과 깊은 연관이 있다. 여기서 여러 문제가 초래된 것에 대해 국민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우리 교수들은 교육자로서 전공의들의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이해하면서 학생들을 보호하고 국민 모두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