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단일 매출 16조4028억의존도, 35% → 87%LG-메타 XR동맹 돌파구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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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이 지난해 애플로부터 16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매출의 87%에 달하는 수준으로 애플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29일 LG이노텍이 발표한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 10% 이상을 차지하는 단일 고객'으로부터 올린 매출은 16조402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매출 20조 6053억원 중 약 87%에 달하는 수준으로 사업보고서엔 구체적으로 고객사 이름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애플로 추정된다.LG이노텍은 2017년 애플이 아이폰X에 듀얼 카메라를 적용하면서 협력 관계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LG이노텍의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6년 35%에서 ▲2017년 55% ▲2018년 58% ▲2019년 65% ▲2020년 68% ▲2021년 83% ▲2022년 85% ▲2023년 77.2% 등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일각에선 매출 비중이 애플에 과도하게 쏠리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애플향 매출의 비중이 최근 3년 81% 이상을 차지하면서 애플 실적에 따라 LG이노텍의 실적과 주가도 함께 출렁이기 때문이다.일례로 LG이노텍은 2019년 1분기에 1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에 따라 카메라 모듈 판매가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LG이노텍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애플 의존도가 높은 광학솔루션에서 벗어나 기판소재, 전장부품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애플의 판매량 등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고 있다.광학솔루션 사업부는 모바일 카메라모듈, 차량 카메라모듈, 3D 센싱모듈 등을 생산하는데 애플에 납품하는 모바일용 카메라모듈 비중이 압도적이다. LG이노텍의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광학솔루션 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83.9%에 달한다.한편 LG전자가 메타와 손잡고 협력 개발하는 확장현실(XR) 기기의 상용화 예상 시점을 내년으로 예고하면서 자회사인 LG이노텍의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업계는 LG전자와 메타의 합작 XR 헤드셋이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LG이노텍은 3D(3차원) 센싱을 담당하는 센싱모듈, 고성능 반도체 기판 기술을 고도화하는 등 부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XR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현재 LG이노텍은 애플 비전프로에 3D 센싱모듈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데, LG전자의 XR 기기가 출시되는 경우 매출 다각화를 위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XR 기기를 출시하면 LG이노텍의 부품을 활용할 것"이라며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고 했다.